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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특정 교사의 퇴진을 요구하며 자녀의 등교를 막고 ‘촛불집회’를 여는 일이 벌어졌다. 학부모의 자녀 등교 거부로 전교생 1418명 중 182명만 등교했다. 학부모대책위원회는 4학년 담임 김모(59ㆍ여) 교사가 스스로 퇴임하거나 출근 정지 조취를 취해줄 것을 경주 교육청에 진정서로 제출했다. 이에 경주교육청은 7월 2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고 파문을 일으킨 교사에 대해 3개월간 직위해제 처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습권 침해와 종교교육, 강압적 생활지도 등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한 해당 교사를 직위해제 했으며 특정 장소를 근무지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부모가 퇴진을 요구한 문제의 교사는 4학년 담임인 김모교사. 학부모들은 진정서에서 “김모 교사는 ‘하나님을 믿으면 천당에 가고 불교나 다른 종교를 믿으면 지옥 불에 떨어진다’고 아이들에게 강압적으로 종교관을 주입했다”며 “기도를 하고 수업을 시작하거나 성경을 읽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김모 교사가 “일요일 아침 아이들 집으로 찾아가 교회에 가자는 전화를 걸어 경주 시내의 교회들을 차례로 돌며, 집안행사로 교회에 빠진 학생은 ‘일요일엔 어떤 약속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인 장소에서 혼을 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경주교육청에 해당 교사의 전출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743명이 서명해 제출하고, 27일 교육장 면담을 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자 수업거부, 촛불집회라는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학부모들은 “김모 교사가 상담을 하면서 ‘아이가 너무나 문제가 많아서 지도가 필요하니 교회 안에서 길러야 하며 부모님도 교회 안에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며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에게까지 특정 종교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료 교사와 학부모, 지역 상인들을 고소,고발한 건수가 600건이나 되는 등 교사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모 교사는 오히려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교회에 가자고 권유한 적은 있지만 강제로 데려간 적은 없다”고 반박하며 “조용히 수업하고 있는데 집단적으로 나를 공격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의 이야기는 모두 허위”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퍼트린 것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학교 측은 특정 종교를 강요한 것과 수업거부 사태를 일으킨 데 책임을 물어 김모 교사에게 경고장을 보낸 상태. 최창윤 교장은 “송구스럽지만 학부모 연대의 등교거부에 따라 아동들의 학습권 침해가 있으니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아동들이 조속히 등교해 학습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밝혔다.
전국교사불자연합회 부산지부 회장을 맡고 있는 부산 해동고 강석표 교장은 “해동고는 불교 종립학교이지만 기독교 학생들이 예배를 보게 배려해준다. 부활절에는 선생님들에게 계란을 건네줄 정도로 학생들의 종교를 존중해주는 분위기”라고 이번 사태를 안타까워했다.
한편 경주교육청은 앞으로 진상조사를 통해 진정서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를 가린 뒤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