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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성지 한국사찰 건립에 관심 절실”
印 한국불교회 현동화 회장
현동화 회장
“나를 낳은 조국은 한국이고, 방황하는 나를 받아준 나라가 인도입니다. 한국과 인도 두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에 인도성지 한국사찰 불사에 동참했습니다.”

소설 <광장>의 실존인물로 자서전 제목처럼 ‘격랑의 세월 인도에 닻을 내리고’ 살아온 현동화 회장(76ㆍ재인도한인협회 고문)이 한국을 찾았다. 1953년 수송선 아스토리아호를 타고 한국을 떠난 후 여러 번 찾은 고국이지만, 인도성지에 한국사찰 건립 불사를 위한 이번 방문은 의미가 달랐다.

1932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현동화 회장은 인민군 중위로 참전했다가 포로 생활 후 석방 때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을 택해 인도에 정착했다. 인도군 사진기술자와 한국 대사관 노무자관리 등을 거쳐 무역업과 운수업, 여행업 등 다방면에서 성공을 이뤘다. 재인도한인협회장을 역임하며 한국과 인도의 가교 역할을 한 그는 1972년 아프카니스탄에 직조 기계를 수출해 한국 최초의 연불 플랜트 수출이라는 한국 산업 발달사에 큰 획을 그은 기념비적 인물이다.

현동화 회장의 불교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현동화 회장은 “미군 폭격으로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부상 입고 누워있는 내 몸과 군관학교 동기들이 나를 두고 이야기 나누는 광경이 보였다. 아무리 소리쳐도 내 말이 전해지지 않는 듯 했는데, 곧 사방이 캄캄해졌다”고 죽음을 경험한 당시를 회고했다.

현 회장은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로 북한에서 교육받은 유물론을 부정하게 됐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떨칠 수 없었던 그는 인도에서 가톨릭 영세를 받기도 했다. 현동화 회장은 “인도인 주교의 암투병 모습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회의에 빠졌다. 1980년대 인도 북부 불교유적지를 찾았을 때 폐허로 남은 무위무상(無爲無常)함에 가슴이 찡해지며 마음의 평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현동화 회장은 “유물사관 때문인지 조직화된 종교에는 강한 거부감이 있다. 종교는 자신의 신념, 마음의 문제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 온 경험 때문에 유물론자지만 전생과 내생을 믿게 됐다”는 현 회장은 인도에 있는 많은 티베트 승려들과 교분을 쌓았다. 1996년에는 인도 델리 아쇼카호텔에서 달라이라마 초청법회를 열기도 했고, 수차례 달라이라마 방한을 추진하기도 했다.

현 회장은 2001년 아요디아 시(市)에 <삼국유사>에 나오는 48년 인도 아유타국에서 한국을 찾아 불교를 전래한 가야국 김수로왕 왕비 허황옥 기념비를 세우는데 혁혁한 도움을 줬다.

한때 현동화 회장 자신도 무국자였던 탓일까? 현 회장은 “티벳 난민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얼마 전 정우 스님(통도사 주지)이 컨테이너 5개 가득 옷을 보냈을 때 통관을 못해 전해지지 못하던 것을 도와 다람살라에 전한 것도 현동화 회장이었다.

현재 인도성지에 불사중인 월우 스님(고려사), 도웅 스님(녹야원), 성관 스님(대한사)도 “현동화 회장이 없었다면 지금의 불사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인도에서 55년을 기업을 일구며 평생을 살아온 현동화 회장의 남은 계획은 인도성지에 여법한 한국사찰을 건립하는 것이다. 현 회장은 “월우 스님 등을 돕기 위해 베이징올림픽 후 달라이라마 초청법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 윤필암을 찾은 것이 첫 한국사찰 방문일 만큼 한국불교에 문외한이라는 현동화 회장, 하지만 그는 인도에 한국불교를 알리는 보현보살이었다.

“일본, 미얀마, 베트남 등 불교국가 중 한국사찰만 인도성지에 없었습니다. 인도성지에 한국사찰을 건립하는 것은 한국불교 위상 문제입니다. 한국 불교계의 전폭적 지지와 관심 바랍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7-01 오전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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