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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葬事) 문제 포교적 접근해야”
정범 스님 등, 조계종 정책포럼서 발표
6월 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조계종 정책포럼이 열렸다. 좌로부터 유재철 대표(연화회) 정범 스님(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이덕진 교수(창원전문대) 박춘배 과장(경기도청)

“자연장 이용한 장례문화 선도는 포교기반을 다지는 길이다.”
5월 26일 시행된 ‘장사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장사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조계종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까?

6월 27일 조계종 중앙신도회 불교인재개발원(이사장 허경만)이 정책포럼을 열고 중지를 모았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장사법 개정에 따른 불교계 정책수립을 위한 포럼’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정범 스님(조계종 중앙종회 포교분과 간사), 이상인 과장(보건복지가족부 노인복지과), 박춘배 과장(경기도청 노인복지과), 박석암 기획팀장(강화 전등사), 이덕진 교수(창원전문대)가 참여했다.

정범 스님은 ‘불교계의 사업방안 제안 및 검토’를 통해 “자연장 중심의 화장(火葬) 문화로의 전환은 불교계에 더없는 기회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현재 각 지자체마다 화장시설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 불교계가 나설 적기”라며, “기존 사찰 다비 시설을 보완ㆍ정비해 활용하자”고 역설했다. 현재 조계종 전통 다비장은 해인사ㆍ범어사ㆍ백양사 등 교구본사에 갖춰진 상설 다비시설과 여건이 허용되는 사찰에 마련된 임시 다비시설로 나뉜다.

정범 스님은 사찰 다비시설 활용 방안으로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 사찰에서 사찰다비시설을 시범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스님은 “사찰은 토지를 제공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시설비를 부담해 시설 비용을 분담하자”며, “사찰 다비시설과 수목장림을 연계한다면 국민 편의의 원스톱 장사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잘못됐던 납골문화를 예로 들어 불교계 위상을 추락시켜서는 안 된다는 당부도 있었다.

정범 스님은 이를 위해 ▲종법 상 수목장 관리체계 성문화 ▲종단 내 수목장 총괄관리기구 신설 ▲수목장 운영 사찰에 책임분담금 납부 의무화 ▲개별사찰 민원발생시 종단차원 해결 등 선결과제를 제시했다.

이상인 과장은 ‘장사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자연장 제도 안내’에서 ▲환경ㆍ주민 친화적 ▲경제성, 지속가능성 ▲세대간 연대성 등 자연장 도입 취지와 장점을 설명했다. 이 과장은 “자연장 정책 방향은 궁극적으로 화장시설, 자연장지, 봉안시설 등을 갖춘 종합추모시설이다. 사찰이 자연장 환경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춘배 과장은 ‘경기도 장사시설 현황과 정책방향’을 통해 화장장 1곳, 공설묘지 4곳, 납골당 6곳으로 경기도내 수도권 장사시설 현황을 설명했다. 박 과장은 “화장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선박 등 이동식 화장시설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정부차원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암 전등사 기획팀장은 ‘수목장 운영사례’에서 “강화 전등사에서 수목장 운영 결과 불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면서, “올바른 방향제시를 위해 테스크 포스(Task Force)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정책포럼을 지켜본 한 장례문화 전문가는 “수년간 수차례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종단 의견수렴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연구자 도덕성이 결여된 것”이라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교구본사별 장의전문 도량을 지정해 지역별 거점을 마련한다면 종단의 장례문화 선도가 가능할 것이다. 기존 사찰을 이용할 경우 수행 환경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다비시설은 상설이 아닌 차량 등에 탑재한 이동식으로 꾸며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6-27 오후 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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