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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인구 대비 교회수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딜까?
기네스북에도 오른 곳은 군산시 나운동이다. 군산시민이 항상 즐겨 찾는 월명산 아래 재곤 스님이 주석한 관음사가 자리한다.
관음사에 들어서면 그곳이 바로 도솔천, 지장보살 세상이다. 108 지장보살상이 중생 구제의 원과 함께 도량을 지킨다.
재곤 스님은 1978년부터 30년 넘게 척박한 군산 불교를 지켰다. 스님이 불교 불모지 군산에 관음사를 창건한 것은 척박한 지역에 불교를 뿌리 내리려는 원에서 시작됐다. 작은 절이라도 생겨야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 스님 생각이다.
“포교도 수행의 일부입니다. 스님은 나름의 역할이 있고 재가불자도 역할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옥답도 누군가 개척한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황무지를 개간해보지 않은 사람은 문전옥답도 처음에는 황무지였다는 것을 모르죠. 군산이 원래부터 불교 황무지이지만 그렇다고 개간하지 않는다면 불교의 미래는 없습니다.”
매주 둘째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가족법회는 10년을 훌쩍 넘겼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행복해도, 내 가족이 불행하면 세상이 불행하다”는 스님은 “내 가족이 행복해야 남들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이 행복하면 그 행복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란다.
가족법회마다 재곤 스님이 강조하는 단골 법문내용이다.
스님은 오랫동안 군산사암연합회장을 역임하며 군산지역 포교활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재곤 스님이 있었기에 군산시 ‘부처님 오신 날 연등축제’가 불자들뿐 아니라 군산시민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었다. 군산교도소 법회와 군산 비행장 공군 38전대 법회도 재곤 스님의 원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관음사 창건 초기부터 시작했던 어린이 청소년 법회 참가자들이 이제는 어엿한 성인으로 듬직한 군산 불교의 동량이 돼 어린이 포교의 중요성을 여실히 증명하기도 했다.
스님은 지난 10년간 현충일이면 지역 불자들과 함께 군산 군경 합동묘지를 찾아 추모 법회를 봉행해 왔다. 재곤 스님은 “가장 소중한 자기 목숨을 바쳐 희생한 선열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평화는 없었다. 호국 선열들을 추모하는 것은 시민의 한사람, 불자의 한사람으로 당연하다”고 말했다.
스님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군산시립묘지와 승화원(화장장)에 지장보살상을 봉안해 유족들이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할 수 있도록 돕고 매년 우란분절이면 이름 없는 무연고 영가를 위한 천도재를 지냈다.
재곤 스님은 “일부 불자들이 보시한다며 여기저기 상(相)을 내고 다니는 것이 못마땅하다”고 말한다. 스님은 “진정한 보시는 그늘진 곳을 찾아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며 보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 달 전 고희를 맞은 재곤 스님, 젊은이 못지않은 포교에 대한 열정만큼은 이팔청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