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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라집본을 저본으로 택한 것이 옳은가?”
“운문화 작업보다 번역 기본지침에 관한 토론이 필요하다.”
6월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열린 조계종 표준본 <금강경> 편찬을 위한 공청회에는 편찬 회향을 앞둔 마지막 공청회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많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공청회에는 청화 스님(교육원장)을 비롯해 현종 스님(불학연구소장)과 연관 스님, 각묵 스님 등 금강경편찬실무위원, 강원 강사, 불교학자, 국문학자, 시조 시인, 재가불자, 언론계 인사, 청년회 학생 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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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청화 스님은 “<금강경> 편찬사업 마무리로 대중적 공의를 얻고자 마련한 자리다. 물처럼 읽으면 스며들 수 있도록 번역에 힘썼다”고 말했다. 편찬 실무를 맡은 연관 스님도 “대중을 위해서는 평이하게, 부처님 원음을 위해서는 직역을 택했다. 구마라집본과 같은 의역은 선지식들이 할 일”이라고 강연했다.
공청회 발표자들은 크게 ▲용어 통일 등 번역 기본 지침을 묻거나 구마라집 저본 선택을 문제시해 편찬사업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제시한 부류 ▲완성된 편찬본을 존중해 지엽적 의견을 제시한 부류로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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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성 박사(한국 빠알리성전협회)는 “2차본인 한문본을, 그 중에서도 구마라집본을 소의경전으로 삼은 것이 한계다. 범본과 한문을 부분마다 달리 의존해 통일되지 못한 것도 문제”라 지적했다. 용어 통일의 필요성은 전재성 박사 뿐 아니라 김영두 교수(원광대) 등 다수의 참가자가 지적했다. 특히 전영화 본부장(복지TV 편성본부)은 “‘컵이 떨어지면 깨진다’를 ‘액체를 담는 용기가 추락하면 파괴된다’는 식의 번역은 그만해 달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쏟아진 의견은 조현춘 교수(경북대 심리학과)가 ‘<금강경> 번역대회’를 열자고 제안할 만큼 다양했다. 불학연구소가 그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하느냐에 따라 종단 표준본 <금강경>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