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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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향의 음성 글로 엮은 <향성(香聲)>
묘엄 구술ㆍ김용환 엮음. 봉녕사승가대학 펴냄│1만2000원
묘엄(봉녕사 승가대 학장) 스님.
“불가에서는 향냄새를 마치 아름다운 소리와 같다고 해서 향성(香聲)이라고 표현해. 향로에 불을 담아 목향을 피우고 마지를 올리면 연기 올라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어. 향연(香煙)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만히 들여다보고는 했는데, 내 마음에는 그 모습이 지금도 환하게 그려져 있어.”

<향성>은 한국불교 비구니승가교육의 큰 스승인 세주 묘엄(봉녕사 승가대 학장) 스님의 출생과 인생 여정을 담은 출가유행록(出家遊行錄)이다. “니가 잘 배워갖고 승중(女僧)계의 혁명을 일으키는 큰중이 되면 안 되나?” 성철 스님의 권고로 1945년 봄 윤필암에서 단오날에 월혜 스님을 은사로 삭발한 스님은 격동의 정화 불사가 한창이던 때의 산증인이 되었다.

향성은 묘엄 스님의 출생과 인생 여정을 담은 출가유행록(出家遊行錄)이다.
청담 스님의 딸이라는 이름으로! 성철 스님의 제자라는 이름으로! 인간세(人間世)에 피어난 한 송이 연꽃의 미묘한 향기는 80여년 근현대 불교의 기나긴 기억의 타래를 풀어놓는다. 스님이 떠올리는 청담 스님의 출가는 생사발심(生死發心)이었다. “참선을 해서 자아완성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꼭대기부터 발끝까지 꽉 찼어. 부처님이 출가한 것 하고 거의 비슷해. 한가지나 마찬가지야. 그래도 어머니로서는 하늘이 무너졌지.”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스님의 개인적 속가(俗家) 생활을 포함하여 봉녕사 승가대학 학장에 이르는 납자(衲子)의 세월이 막힘없는 강물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1940년대 당시 승가의 일상생활과 수행 풍습ㆍ해방 후 봉암사 결사ㆍ한국 비구니강원의 성립 과정을 그대로 전한다. 향을 태운 연기가 올라가는 모습이 꼬불꼬불하기도 하고, 옆으로 드러눕기도 하고, 곧장 위로 올라가기도 하는 것 마냥 스님의 삶도 그러했다.

간행은 스님의 연보(年譜)가 작성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답하면서 출가행장을 녹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는 측면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편찬하되 스님의 진주 사투리가 지닌 역사성을 인정하여 구어체의 생생한 느낌을 손상 없이 전한다.
가연숙 기자 | omflower@buddhapia.com
2008-06-13 오후 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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