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비가 내린다. 누군가의 갈증을 식히고 누군가의 집이 될 진우(陣雨)다.
‘조그만 샘에서 물이 흘러 바다를 이루고 바다는 다시 샘으로 돌아간다. 삶의 언덕도 또한 그러한데. 그런 가운데 물고기는 재복을 이루고 집안을 지켜준다는 속설이 있으니 그 힘을 빌려 샘에서 나온 물로 차 한 잔 다려 올려야겠다.’
성륜 스님은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서호에서 6월 18일부터 24일까지 소나기(陣雨)展을 연다. 일상의 깨달음을 해학적으로 선화(禪畵)와 접목시킨 화가의 미술세계와 만난다. 선정에 든 선방 스님의 표정 속에는 현악 3중주가 담겨 있다. 둥글고 또한 밝은 빛이 감싸는 우주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