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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과 여성의 벗은 몸이 중첩된 이미지가 있다. 나의 견분(見分)이 가장 먼저 선택한 이미지는 무엇일까. 이 겹침의 혼합이 흥미롭고 또한 혼란스럽다.
불상에 투사된 조형성과 상징성에 도전한다. 6월 10일 트렁크갤러리(박영숙 대표)에서 막을 내린 ‘이단, 이단하다展’에 주목하는 이유다. 우리시대의 ‘몸의 정치학’을 기초로 한, 자신의 섹슈얼리티적 욕망을 구성한다. 부처의 상에 내재된 경도된 자기애는 진제(眞諦)와 속제(俗諦)의 불이(不二)다. 나를 향한 사랑과 보살이 지닌 자비가 하나의 의도된 자연스러움으로 결합하며 이들 사이의 경계를 동요시킨다. 누드가 지닌 자기로부터의 소외가 폭력이 아닌 신성함의 결계를 형성한다.
불상과 욕망, 이 둘은 대원력이다. 작가 이단은 자아의 욕망을 불상이라는 거울로 투영한다. 불상이 지닌 경건함과 진리의 생명력을 전유하여 거짓된 우상을 파괴하고 여성의 나르시시즘을 찬양한다. 시대를 살아가는 나(self), 초월 하려는 자아의 확장, ‘여성성’에 의존하는 내 몸의 해체는 또 다른 상상력을 추구한다. 기존질서의 혼돈함을, 내 욕망의 실체를, 통념적 가치관에 시달리는 내 내면의 솔직한 고백이다. 본질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구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