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21주년을 맞아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에서는 스님들의 손에서도 촛불이 타올랐다.

6ㆍ10 항쟁 21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 1000여 불자들의 손에서도 촛불이 타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운화백지화를 촉구하는 법회를 봉행 중인 26개 불교계 단체 불자들.

실천불교승가회, 불교인권위원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불교계 26개 단체들은 6월 10일 오후 6시 조계사 앞마당에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및 운화백지화 촉구 법회’를 열었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도 국민들과 뜻을 함께하고 힘을 보태기 위해 이와 같은 법회를 마련한 것이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

이들 단체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 고시 완전 철회와 전면 재협상 돌입 촉구 ▲한반도 대운하 사업 및 각종 공기업 민영화 사업 포기 제언 ▲평화적 국민 집회를 과격ㆍ폭력 시위라 음해하는 보수언론과 공권력에 의지하는 정부 대처 성토 등을 골자로 하는 26개단체 공동명의 성명서를 채택, 발표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회장 법안 스님.

이에 앞서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는 승가공동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기쁘다”면서 “생명체에 대한 존엄성을 상실한 정부에 대해 강력한 단합의 힘을 보여주고, 불교계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3배로 이날의 각오를 다짐하고 있다.

이어 실천불교전국승가회 회장 법안 스님은 “<유마경> 서품에서는 ‘중생이야말로 보살의 불국토’라 했다”면서 “국민들 다수는 이명박 정부가 정직하지 못한 논리로 정책을 내놓는 것을 질책하는 것이며 (제대로 정책을 펴지 않으면) 촛불집회는 7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불자들에게도 “불제자로서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함께 동참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문밖을 나서 거리로 향하는 스님들.

이들은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및 운하백지화 촉구를 위한 3배를 마치고 조계사 일대와 종로를 지나 거리행렬을 펼치며 광화문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스님들을 비롯한 불자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하자 수많은 인파가 몰려 관심을 보였다.

	거리행진을 하며 국민들과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불교계 단체들.

한편 전국 100만 명 참여(주최측 집계, 경찰 집계는 8만4000여명)로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이날 촛불집회는 큰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 문화 행사로 갈무리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밤새 종로와 청계천, 시청 일대 곳곳에서 풍물놀이 등의 문화행사를 즐기는 등 평화적 시위를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스님들의 모습.

이날 촛불집회 현장에는 “국민께 사과하고 싶다”며 정운천 농림부 장관이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직접 무대 위에 올라가 국민들을 향해 발언하려 시도했으나 국민들의 거센 항의에 결국 돌아서야만 했다.

	손에 모두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에서 광화문 일대에 ‘컨테이너 벽’과 같은 장치를 먼저 마련해놓고 어떻게 국민과 소통하려 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평화집회로 막을 내린 6.10 촛불집회. 시민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자유롭게 모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