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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가 처음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낯선 질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1999년 2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였다. 한 번 발병된 병은 악화일로로 나아가 시력까지 앗아갔다. 학교생활도, 검정고시도 치지 못했다. 혼자 힘으로 밖에 나갈 수도 없다. 다발성 경화증은 희귀난치성질환의 하나로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 신경면역계질환이다. 이 병의 특징인 감각 및 운동마비ㆍ언어장애ㆍ시력 장애 등을 송씨는 그대로 겪고 있다.
투병을 시작한지 10년. 꾸준히 치료를 받았다. 잠깐 병세가 좋아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병은 증상이 악화되고 완화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나은 줄 알았더니 22개월 만에 또 재발하고 말았다. 그래도 이제는 항암치료의 예후가 좋아 혼자 앉을 수도 있게 됐다.
송씨는 병원에서 현재 상태에 맞는 ‘마페라 항암제’를 사용하면 경과가 더 좋아질 거라고 들었다. 하지만 5회 투여에 1100만원이 발생하는 치료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치료를 주저하고 있다. 그동안 송씨의 치료에 들어간 치료비만 1억이 넘는다. 빚은 또 다른 부채를 불렀고, 이제는 1억6000만원까지 늘어났다. 송씨의 부모님과 오빠는 신용불량자가 되기에 이르렀다.
밤늦게까지 택시운전을 하는 아버지와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오빠가 송씨를 살리기 위해 봉급을 털어보지만 매달 1회의 항암제 치료비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
송씨는 언제까지 좋아질지 나빠질지 모르는 상황 속에 살아야 하지만 희망과 꿈이 있다. 씩씩하게 견딜 줄 안다. 송씨가 창문 밖 세상을 혼자 일어나 볼 수 있게 될 그날까지, 송씨는 견뎌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