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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보여주는 위기는 생명의 존엄함입니다. 다행이도 모든 문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희망적입니다. 즉 인류가 회복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5월 28일, 다큐멘터리 <오래된 미래(1993)>가 제5회 서울 환경영화제 ‘문명의 저편’ 섹션에서 상영됐다. 이어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감독과 함께 작품의 제작 배경과 세계화ㆍ경제화에 맞선 지속가능한 삶에 관한 대화의 시간이 마련됐다. 감독 헬레나 호지는 스웨덴 출신의 언어학자이자 생태운동가이다. 학위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티베트 망명정부가 자리한 인도 북부의 라다크에 방문한 이후 16년 동안 거주했다. 서구의 영향을 받은 라다크의 공동체가 파괴되는 과정을 담아 책 <오래된 미래(1992)>를 펴냈다.
“라다크를 통해 진정한 부의 의미는 재해석됩니다. 라다크의 경제 시스템은 우리의 소중한 후대에게 미칠 영향을 고민합니다. 중요한 것은 밀접한 상호 관계입니다. 환경친화적이고 공동체에 기반을 둔 삶이어야만 인간은 비로소 회복될 수 있습니다. 연기의 관계처럼 동물은 풀을 필요로 하고, 풀은 흙을, 물은 공기를 필요로 합니다. 사람도 이와 같아 모두에게 의존합니다.” 수세대에 걸친 라다크의 자연 활용법은 낭비하지 않는 삶에 있다. 천연자원을 파괴하지 않는 라다크의 자연 친화적인 경제학은 불교와 통한다. 실제로 그들의 삶 전체에는 불교가 녹아있다. 1만6000피트의 험한 산세 속에서도 그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정신적 기반이 된다.
지난 20년 동안 라다크는 현대문명에 개방됐고 인도로부터 문명의 이기가 들어온 이후 전통문화는 파괴되었다. 현대화는 모든 가치관을 흔들었다. 젊은 남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라다크를 떠났다.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급속한 변화는 불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무상(無常)이 아니다. 충돌과 폭력으로 파괴된 오늘을 회복하기 위해 오래된 과거의 라다크를 통해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본다.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인간 정신의 각성은 타인들 그리고 자연과 연결됨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안의 세계가 상호 의존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생명의 고리임을 깨우쳐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대안이다.
헬레나 호지 감독는 현재 투스카니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창립된 식량과 농업의 미래를 위한 국제위원회에 속해 있다. 또한 생태학 지의 편집위원이자 세계화에 관한 국제포럼 및 세계생태마을 네트워크의 공동 창립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