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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망상의 제거를 통해 ‘인지장애’를 치유하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
불교적 가르침에 의한 번뇌ㆍ망상 제거로 인지치료의 효과를 거둠과 동시에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김성철 교수(동국대)는 5월 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불교심리치료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연기론의 인지치료적 활용’을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인지치료는 ‘인지나 생각의 패턴’이 부적응적인 ‘행위와 감성의 반응’을 일으킨다고 추정하는 심리사회적 치료로, 1960년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아론 벡 등에 의해 창안된 것. 김 교수는 “불전에도 ‘인지의 전환’을 통해 ‘정서의 문제’를 예가 있다”며 난다(Nanda)와 고따미(Gotami) 여인의 예화를 소개했다. 그는 “두가지 예화 모두 연기(緣起)를 설한다”며 심리치료와 함께 깨달음을 지향할 수행법으로 연기론에 바탕한 인지치료 기법을 소개했다.
김성철 교수는 “속가 부인 순다리에 대한 음욕 때문에 환속하려는 난다를 부처님은 애꾸눈 원숭이와 비교해 순다리의 아름다움을 확인케 했다. 다시 천녀들을 통해 순다리가 추하게 보이게 했다. 난다가 천녀들과 살고 싶어 정진했지만 다시 부처님이 보여준 무간지옥을 보고 발심해 아라한이 됐다”는 이야기를 이열치열의 유전연기(流轉緣起)로 정리했다. 김 교수는 “죽은 아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한 고따미 여인에게 부처님은 죽은 사람이 없는 집에서 겨자씨를 얻어 오라고 했다. 고따미는 겨자씨를 구하는 과정에서 동병상련의 위로를 얻었다”고 말하며 고따미 여인 이야기를 동병상련의 환멸연기(還滅緣起)”로 정리했다.
김성철 교수는 예화의 연기구조를 아론 벡 박사의 인지치료 사례에 적용하며, “절대긍정과 절대부정의 조망을 발견해 고착에서 벗어날 때 고통(과거의 인습적 인지체계)에서 완전히 해방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성철 교수의 논문은 불교의 핵심키워드인 ‘연기’를 심리치료에 적용해 불교심리치료학의 가능성과 포교의 비전을 보였다는데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