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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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베일 벗고 대중 곁으로
영축총림 통도사에 부는 변화의 바람

1년에 단 3번만 공개되던 ‘불보’ 사리탑을 이제는 누구나 가까이서 볼 수 있다. 5만여 평 규모로 조성된 연꽃단지와 매실, 차밭에는 두루미가 돌아왔다. ‘출입금지’ 팻말 대신 ‘삼가해주세요’라는 부드러운 표현이, 출입을 제한하던 철망은 모두 사라졌다. 신라 선덕여왕 15년(646) 자장 율사가 창건한 이래 불지종가의 명맥을 이어왔던 양산 통도사에 변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통도사,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다
2007년 5월 주지로 임명된 정우 스님은 1년 중 단 3일만 일반에 공개되던 금강계단 ‘사리탑’을 완전 개방했다. 이곳에 불전함을 놓아 모인 약 3억여 원을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지역의 여러 사회단체에 틈틈이 후원금을 전달했다. 또 작년 북한 홍수와 올 초 미얀마 태풍, 중국 쓰촨성 지진 참사 등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으로 사리탑 불전함의 보시금이 보내졌다.

주지실을 비롯한 스님들이 기거하는 곳 등 경내 곳곳에 부착된 ‘출입금지’ 팻말을 모두 ‘삼가해주세요’란 부드러운 표현으로 바꿔 달았다. 위압적이던 쇠사슬과 자물쇠 경계 역시 정겨운 나무문으로 바꿨다.

템플스테이 수련관도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명상센터와 휴게실 등이 새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신도는 부처님, 일반인은 자연 찾아 영축산으로…
통도사 내부에서의 변화가 다가 아니다. 통도사는 영축산의 환경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심어졌던 외래종 나무들은 육림 차원에서 정비했다. 사찰과 어울리지 않거나 조형적으로 눈에 선 나무들을 제거하고 오래된 소나무가 돋보이도록 주변 잡목은 베어냈다. 이 재목은 근무자들이 쉬어가는 초소를 짓는데 활용했다. 느티나무, 벚나무, 소나무 등 한국의 나무들을 곳곳에 심었다.

절 뒷자락 습지에 5만여 평의 연꽃단지와 매실, 차밭을 조성했다. 도로변엔 진달래, 철쭉, 코스모스 등 야생화를 심어, 절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볼거리 많은 절이 되도록 했다.

통도사는 “잘 보존해놓으니 떠났던 두루미며 꿩 원앙 오리들이 다시 찾아왔다”며 계속해서 절 입구 일주문에서 사찰을 지나 영축산 중턱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 환경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도사는 말사 주지 임명에 유래 없던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통도사 각 말사 주지 후보들에게 앞으로 사찰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주지 선출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다.

영축산에 산문 연 자장 율사 염원을 담아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1984년 연 우리나라 5대 총림 중 하나 영축총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각별하다.

불보사찰 통도사의 금강계단은 우리나라 불교의 계맥을 이어가는 곳이다. 통도사는 “현재 국내 사찰 중 금강계단이 형성된 곳은 백제시대의 김제 금산사와 신라의 통도사 단 2곳”이라며 “삼국통일 후 통일신라에서 금강계단의 제 역할을 한 곳은 사실상 통도사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유래와 전통이 확고한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비구, 비구니계를 받았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한 통도사는 구하 스님의 친일 행적에 이의를 신청하는 등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도사의 역사를 정리하는 사적편찬도 진행 중이다.

산중에서 도심으로, 신비로운 천년고찰에서 마음 편히 쉬어가는 쉼터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통도사의 신선한 변화는 오늘도 쉼 없이 계속된다.
박지원 기자 | hdbp@hanmail.net
2008-05-29 오후 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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