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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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의지처로 하고 자신에게 귀의하라
‘부처님오신날’기념 대중강좌『붓다의 생애와 가르침』8. 부처님 일대기를 통해서 배우는 불자 신행 <끝>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강의중인 이태승 교수.
- 강사 : 이태승(위덕대학교 불교문화학부 교수)
- 주최 :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개발원
- 후원 : 조계종 포교원
- 일시 : 2008년 5월 21일
- 장소 :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

붓다의 일생을 표준화함에 대한 가능성을 묻는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양하게 비춰질 수 있는 관계성의 문제이다. 문화적 변형에 의한 거대한 영역 안의 불교인 까닭이다. 한국 불교라는 특수성과 대승불교의 저변에 자리한 불교의 본질을 바로 해석해야 한다는 필요와 요구로 진행된 이번 대중강좌는 총 8회에 걸쳐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그 마지막 시간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 되는 시간, 총 4인의 강사(김응철ㆍ권기현ㆍ이태승ㆍ황순일)를 초청해 두 달여간 조명해 본 붓다의 생애, 오늘은 ‘열반기’이다.

무수하게 변형된 불교가 있다 하더라도 그 안의 근본적인 불교에 대한 확신을 지녀야합니다. 한국 불교라는 특수성과 실제 붓다의 생애에 드러난 불교의 차이를 정확히 규명해야 할 것입니다. 역사와 종교의 거대한 고목인 붓다의 열반을 강의하고자 함에 앞서 불교학자로서 전형적인 삶을 살다 가신 불연 이기영(1922~1996) 박사의 타계 당시를 말씀드리고자합니다. 1000여 편에 달하는 저서야말로 그분의 삶을 대변합니다. 제가 가까이에서 뵙고 가르침을 받았던 스승이기도 합니다만 그분께서 이생을 떠나실 때 제가 경험한 슬픔의 무게는 붓다의 열반 당시 제자들이 느꼈던 슬픔과 흡사할 것입니다. 개인의 원력을 사회로 환기시키고자 몸소 실천하셨던 한국의 붓다이셨습니다.

붓다의 열반이 전하는 가르침은 무엇일까요. 성도 후 45년 동안 보여주신 교화 활동의 최종 모습 또한 설법이셨습니다. 산스크리트의 범어 Nirvana의 음역인 열반(涅槃)은 바람에 의해 불이 꺼져 적멸한 안온함을 의미합니다. 초기불교에서는 승가의 의지처가 사라진 의미였습니다. 한국에서 붓다의 열반일은 음력 2월 15일입니다.

초기경전 <아함>에는 열반에 대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대승경전에서는 진리로써 존재하는 붓다로 드러납니다. 경전 성립사 측면에서도 붓다의 열반은 훌륭한 자료가 됩니다. 오늘 강의는 팔리本 <대반열반경(남전대장경 7권)>에 나타나는 부처님 최후의 여정과 열반입니다.

<대반열반경>에 나타난 부처님 최후의 여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왕사성→나란다→파탈리마을(이상 마가다국)→갠지스 강을 건넘→코티→나니카마을→베살리 암라팔라 동산→벨루바마을(우기를 보냄)→베살리마을→반다마을→핫티마을→압바마을→잠부마을→보가 나가라(이상 밧지국)→파바마을→카쿠타강→쿠시나가라(이상 말라국)’입니다.

붓다께서 마가다국의 수도 왕사성에 계실 적에 아자타삿투왕은 그의 대신인 밧사카를 붓다에게 보내서 갠지스강의 북안에 있는 밧지족을 침략하려는 계획에 대해 묻습니다. 붓다는 일곱 가지 쇠망법이라 하여 번영을 이루며 쇠망하지 않는 일곱 가지 법으로써 밧지족 사람들의 좋은 습관을 비유합니다. ‘①자주 모이며, 많은 사람들이 모임에 참여함 ②모일 때와 헤어질 때 뜻을 모아 합심함 ③정해진 규약을 깨뜨리지 않고 존중하며 잘 따름 ④나이든 사람을 존중하고 그들의 말에 경청함 ⑤여인을 잘 보호하고 감쌈 ⑥자신들의 신령스런 곳을 잘 보호하고 제식을 잘 따름 ⑦훌륭한 성자를 존경하고 대우하며 잘 받듬’을 통해 융화와 협동의 정신을 강조합니다. 이에 의거해 붓다는 일곱 가지 불퇴법으로 승가의 구성원이 지켜야할 법을 가르칩니다.

붓다는 벨루마마을에서 우기를 맞이한지 얼마되지 않아 중병에 걸렸지만 회복됩니다. 우리에게 유훈으로 잘 알려진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을 설하십니다. “여래의 가르침에서 중요한 것은 비밀로 한다는 것은 없다. 여래가 비구의 모임에 대해 어떤 지시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아난다여! 너희들 비구도 자신을 의지처로 하고 자신에게 귀의할 것이며, 타인을 귀의처로 하지 말라. 또 진리를 의지처로 하고 진리에 귀의할 것이며,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베샬리마을 차팔라에서 붓다는 아난다에게 입멸에 대한 암시를 세 번 주었지만 아난다는 붓다의 생명 연장을 권청하지 않습니다. 붓다 열반 후 첫 불전 결집 때에 아난의 경솔함을 지적받게 됩니다. 그러나 다문제일의 제자 아난존자였기에 결집에 동참하게 됩니다.

베샬리 마하바나 중각강당에서 붓다는 비구들에게 서른일곱 가지의 보리분법 등을 설하십니다. 이익을 가져오는 안락한 진리를 설하시고 3개월 후 열반에 들것을 공표합니다. “비구들이여 만들어진 것은 결국 멸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정진하여 수행을 완성하여라. 여래는 머지않아 열반에 들리라. 여래는 이제부터 3개월 후 열반에 들것이니라.”

반다마을에서 붓다는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의 네 가지 가르침을 설하십니다. “비구들이여! 사람들은 우선 첫 번째로 성스러운 계율을 깨닫지 못하고 통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랜 동안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유전하면서 끝없이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닌다.” “계ㆍ정ㆍ혜ㆍ해탈 이것이야말로 무상의 가르침이네. 이를 깨달은 고타마는 그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리. 이렇게 깨달은 붓다는 제자 비구들에게 설하고 괴로움을 다하고 눈을 얻으니 큰 스님 열반에 드는구나.”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 청중.

보가 나가라에서 붓다는 여래의 교설임을 확인하는 네 가지 법을 설하십니다. “‘이것은 큰 스승의 교설이다’라고 주장하는 비구가 있다면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그 비구의 말을 듣더라도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싫다고 거부해서는 안된다. 오직 그 말의 자구를 잘 파악하여 그 문구를 경에서 찾고 율과 대조해 보아라. 그리고 만약 경에서 찾고 율과 대조해 본 결과 경에서도 찾을 수 없고 율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확실히 세존의 말씀이 아니다. 이 비구는 잘못되었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하여 그 설을 추종하지 말도록 하여라. 반대로 경에서도 찾을 수 있고 율에서도 볼 수 있다면 이것은 분명히 내가 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비구의 말은 올바르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라.”

파바마을에서 붓다는 춘다의 공양을 받습니다. 공양 음식 속에 섞여 있던 ‘스카라 맛다바’를 가져오게 하여 “춘다여! 남은 ‘스카라 맛다바’는 구덩이를 파 그곳에 모두 묻어라. 춘다여! 세상에 이것을 먹더라도 완전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악마와 범천, 신들과 인간들, 사문과 바라문을 포함하더라도 여래이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춘다의 공양 이후 붓다는 심한 병이 납니다. 아난다와 함께 쿠시나가라로 향하시던 붓다는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실 것을 예고합니다.

쿠시나가라에서 붓다는 여래를 공경함에 대한 참 의미를 설하십니다. “아난다여!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 등이 진리와 그것에 따라 일어나는 것을 향해 올바르게 행동하며, 진리에 수순하여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보다 깊게 여래를 경애, 존경, 숭배하며 공양하는 것이 된다.”

붓다의 열반 후 붓다의 행적을 기념할 4대 성지를 설하십니다. 탄생지 룸비니ㆍ성도지 부다가야ㆍ초전법륜지 사르나트ㆍ열반지 쿠시나가르입니다. 그리고 붓다의 유해를 모시는 방법을 설하십니다. “아난다여! 너희 출가자는 여래의 유해를 모시겠다는 따위의 생각은 하지 말라. 너희들은 단지 출가 본래의 목적을 향하여 바른 마음으로 노력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정진 하면서 지내야 한다. 아난다여! 여래에 대해 각별하게 깊은 존경의 생각을 품고 있는 현자가 왕족이나 바라문, 자산가들 가운데 있을 것이니라. 그러한 이들이 여래의 유해를 모실 것이다.”

붓다는 열반 직전에도 편력행자 스밧다에게 팔정도의 가르침을 실천할 것을 설하십니다. 붓다에게 인가받은 마지막 제자입니다.

붓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내가 입멸한 후에는 지금까지 너희들에게 설해왔던 법과 율, 이것이 너희들이 스승이 될 것이다. 그럼 비구들이여!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알리겠노라. 만들어진 것은 모두 변해가는 것이니라.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여 너희들의 수행을 완성하여라.”

붓다의 다비식이 쿠시나가라 말라족에 의해 준비되고 전륜성왕의 장의예법에 따라 진행됩니다. 돌아가신 뒤 7일째에 마하가섭과 5백인 제자가 도착하자 유해를 안치한 화장나무에 저절로 불이 붙습니다. 사리를 여덟 등분하고 탑을 세우게 되는데 이로서 불탑신앙이 시작됩니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서 영원히 살 수 없는 자연의 이치 그대로를 보여주신 붓다의 생애를 통해 우리 스스로의 삶도 갈고 다듬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우리 모두 다함께 참모습이 드러나는 불교를 위해 정진합시다.
가연숙 기자 | omflower@buddhapia.com
2008-05-26 오전 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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