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대통령님, 우리도 맑은 강을 지키고 싶습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도보 순례 회향식이 있었던 5월 24일 서울 종각에는 어른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린이ㆍ청소년들 역시 한목소리로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했다. 이들은 어른들의 도보 순례에 영향을 받기는 했으나, 어른들과는 또 다른 풋풋한 열정을 보여줬다.
이날 특히 청소년 환경단체 ‘청소년, 강을 노래하다’ 회원 백동훈(17ㆍ강강수월래단 디딤돌 대표)군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백군은 “요즘 우리는 강을 보면서 자연의 자비로움을 느끼고 인간의 무책임함에 가슴아파하고 있다”면서 “강은 자신도 살고 우리도 살리기 위해 흐르는데 왜 인간은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많이 가지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또한 “우리가 대구에서 본 낙동강은 폐수로 오염돼 가슴이 아팠다”면서 “강은 나무와 풀과 함께 제 숨을 쉬며 흐를 때 가장 아름답다. 더 이상 물고기가 죽고 시멘트로 양 옆을 막은 강의 모습은 못 보겠다”고 강조했다.
![]() | ![]() | |||
| ||||
![]() | ![]() |
청소년의 이와 같은 발언은 순례단 및 행사에 참여한 모든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철없는 나이’ 또는 ‘공부나 해야 할 나이’라 치부하기 쉬운 청소년들이 사실 어른들의 개발지상주의에 찌든 눈보다 훨씬 더 정직하고 순수하게 자연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백군이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강을 노래하다’는 4월 14일 서울 한강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이들은 순례단의 이름을 ‘강강수월래’로 짓고 48일 일정으로 전국 강을 순례 중이다. 24일 현재는 창원 낙동강을 걷고 있다. 참여 청소년들은 대부분 대안학교 재학생과 홈스쿨링 학생들이다.
이들은 이후 대책도 어른들 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백군은 “앞으로 우리는 UCC 영상 제작, 노래짓기, 편지쓰기, 서명운동 등을 통해 강 살리기 운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야무지게 밝혔다.
![]() | ![]() | |||
| ||||
![]() | ![]() |
이날의 청소년 ‘스타’는 또 있었다. 김가람(16)양이다. 강을 위한 자유발언 시간에 무대에 올라온 김양은 “순례단 여러분들께서 힘내시라는 의미로 노래를 준비했다”면서 ‘아름다운 강산(신중현 곡)’을 불렀다. 김양은 뛰어난 노래 솜씨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참석자들은 김양이 부르는 ‘아름다운 강산’ 속의 자연을 음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청소년들의 활동을 지켜본 시민 이창수(48ㆍ서울 성동구)씨는 “요즘 ‘광우병 집회’에서도 청소년들의 솔직한 발언에 놀라고 있는데 여기서도 역시 아이들에게 한 수 배워간다”며 “청소년들이 이렇게 나설 정도로 어른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 많아 부끄럽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