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김종천 차관을 만나 항의하는 10.27법난특별법제정추진위 공동위원장 법타스님.

“가해자인 국방부는 10ㆍ27법난 특별법 시행령을 제대로 제정하라.”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10ㆍ27법난 관련 특별법이 제정됐음에도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가 시행령에 핵심적인 내용을 담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조계종이 5월 22일 국방부를 항의 방문했다.

조계종 ‘10ㆍ27법난에 대한 특별법 제정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법타.원학, 이하 추진위)는 이날 오후 국방부 김종천 차관을 만나 법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특별법 시행령을 온전하게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추진위는 이 자리에서 국방부에 ▲정부는 위원회 구성에 있어 시행령에 ‘피해종교단체 추천자의 위원 위촉’을 명시하여 불교계 참여를 보장하고 ▲아직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학술, 연구활동과 기념행사, 역사관 건립, 추모단체 지원 등을 시행령에 명문화하며 ▲피해스님들에 대한 명예회복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심사분과위원회와는 독립된 명예회복추진분과위원회를 신설할 것 등을 요구했다.

추진위원장 법타 스님은 “법난은 2000년 한국불교사의 치욕적 사건이었다”며 “국방부가 성심성의껏 시행령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호랑이’였던 기대가 ‘생쥐’가 돼버렸다”고 질책했다. 부위원장 세영 스님도 “당시 자행됐던 온갖 고문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법난 후속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우 추진위원은 “만행을 저질렀던 국방부와 정부가 사무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불교계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새 정부에 누가 되지 않고자 한다면 과거의 사건에 대해 참회하고 새 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종천 차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더 협의해 좋은 시행령을 만들어보겠다”고 답했다.

추진위는 향후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000만 불자들의 여론을 모아 관련기관 항의방문, 청와대 앞 1인 시위 등을 적극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김종천 차관을 만나 항의하는 10.27법난특별법제정추진위 위원들.

한편,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도 5월 22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10.27법난이 올바르게 규명될 수있는 후속작업이 진행되기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다음은 <‘10ㆍ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관련 성명서>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성명서> 전문.

<10ㆍ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관련 성명서> 10ㆍ27법난(法難)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법난(法難)은 계속되고 있는가?” 우리 종단은 정부의 ‘10ㆍ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시행령) 제정과정을 보면서 참담함과 함께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국민의 민의를 모아 국회가 제정한 ‘10ㆍ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은 “10ㆍ27법난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자와 불교계의 명예를 회복시켜줌으로써 인권신장과 국민화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제1조)”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모습에서는 법의 제정 취지와 목적을 이해는 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다른 과거사위원회와 달리 10ㆍ27법난 관련 위원회의 위원장이 실무국장급에 머무르고 있고, 피해 당사자인 종단 추천 인사를 위원회에 포함시키는 것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종단은 제대로 된 시행령이 제정되기를 바라며 아래와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10ㆍ27법난은 전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염원한 불교계에 대한 국가권력의 명백한 탄압 사건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라. 하나, 정부는 위원회 구성에 있어 시행령에 ‘피해종교단체 추천자의 위원 위촉’을 명시하여 불교계 참여를 보장하라. 하나, 아직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학술, 연구활동과 기념행사, 사료관 건립, 추모단체 지원 등을 시행령에 명문화하라. 하나, 피해스님들에 대한 명예회복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심사분과위원회와는 독립된 명예회복추진분과위원회를 신설하라. 종단은 10ㆍ27법난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은 대통령 공약으로 필히 이행되어야 하며, 따라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사안의 책임은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에 있음을 밝힌다. 종단은 이러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10ㆍ27법난과 관련한 정부와의 논의에 일체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2000만 사부대중과 함께 정부가 과거사를 올바로 정립할 수 있도록 용맹정진할 것임을 천명한다. 불기2552(2008)년 5월 22일 10ㆍ27법난에 대한 특별법 제정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법타, 원학

<한국불교종단협의회 결의문> 10ㆍ27법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한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법난이 특별법 제정이후에도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가 마련 중인 ‘10ㆍ27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불교계가 요구하고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명박 정부와 국방부가 전향적인 자세로 10ㆍ27법난을 올바르게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불교계가 요구하고 있는 ▲정부는 위원회 구성에 있어 시행령에 ‘피해종교단체 추천자의 위원 위촉’을 명시하여 불교계 참여를 보장하고 ▲아직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학술ㆍ연구활동과 기념행사, 사료관 건립, 추모단체 지원 등을 시행령에 명문화하고 ▲피해스님들에 대한 명예회복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심사분과위원회와는 독립된 명예회복추진분과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을 정부는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다시 한번 위의 내용들이 시행령에 포함되기를 강력히 요청하며, 온전한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조계종을 비롯한 모든 종단이 뜻을 모아 이명박 정부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밝히는 바이다. 불기2552(2008)년 5월 22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총화종, 보문종, 원융종, 총지종, 원효종, 법화종, 조동종, 염불종, 법상종, 진언종, 용화종, 법륜종, 본원종, 일붕선교종, 대승종, 삼론종, 열반종, 미타종, 여래종, 대각종, 미륵종, 일승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