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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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 결제맞은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 인터뷰
“참나를 찾아 영원한 대자유를 얻으세요”
동화사 금당선원 조실 진제 스님(조계종 원로의원).
“불교의 수행은 참선이 핵심입니다. 각자가 ‘참나’를 찾아 영원한 대자유를 얻는 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불기 2552년 하안거 결제가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 일제히 시작된 5월 19일, 동화사 금당선원 조실 진제 스님(조계종 원로의원)이 불교계 및 일간지 기자들을 만나 안거의 의미와 마음공부에 대해 설명했다.

진제 스님은 이 자리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모두 마음쓰기(用心)에 달렸다”며 “참선을 꾸준히 하면 차츰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며 마음의 갈등이 봄에 눈녹듯이 녹아내리고 날로 지혜가 증장되어, 나와 더불어 모든 이들이 평화롭고 화합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스님과 기자들이 나눈 1문1답.

- 선(禪)은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선’은 무엇입니까?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서 조금도 여의지 않고 항시 쓰고 있는 마음고향의 땅입니다.”

- 불교에서는 ‘나를 비워라, 죽여라’라고 말합니다. 광대무변한 깨달음의 세계에서 ‘나’는 어디에 있습니까?
“‘참나’는 중생의 눈으로는 보지 못합니다. 수행을 통해 도안, 법안, 부처의 눈, 진리의 눈을 갖춰야 볼 수 있습니다.”

-광대무변한 깨달음의 세계에서 ‘나(我)’가 존재합니까?
“나(我)가 없지만, 표현하자면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의 ‘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님은 33세에 향곡 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인증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깨달은 이후에 세상을 보니 어떠했습니까?
“처처(處處)가 불국토요, 처처가 화장세계(華藏世界)요, 처처가 반야(般若)입니다.”

- 최근 미얀마와 중국에서는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했고, 국내에서는 쇠고기 수입문제 등으로 사회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국민들은 어떤 지혜로 이 난관을 풀어야 할까요?
“지금 세간에는 쇠고기문제로 국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바로 이틀 전에는 미국 상무장관이 쇠고기에 대한 FTA는 재협상 불가라고 하였다니, 참 풀기 어려운 난제가 된 듯합니다. 그러나 미 상무장관의 이러한 입장은 이치에 맞지 않을뿐더러 멀리 내다보지 못한 소견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므로 반세기 이상의 가까운 우방국인 미국이 한발만 뒤로 물러나 재협상에 임해준다면, 분명히 서로 이득이 되는 중재안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 정부가 국민들과의 의사소통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한 만큼,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서 안으로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림이 없고 밖으로는 국가간의 외교에 좋은 절충안을 이끌어내도록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한참 배움에 열중하여야 할 젊은 학생들을 거리로 뛰쳐나오게 한 것은 온전히 어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하나씩 고쳐 나가야할 시기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배워가는 데 있어 부족함이 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근심걱정 없는 편안한 여건을 다시금 조성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 국외적으로는 미얀마와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이 풍재와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근본으로 돌아가면 나와 남이 둘이 아니니, 그들의 아픔은 곧 우리의 슬픔이고 그들의 안정은 곧 우리의 평온입니다. 수많은 이들이 하루아침에 집과 가족을 잃고 온갖 고통과 슬픔에 잠 못 이루고 있으니, 이웃된 도리,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성심껏 성금과 지원으로 온정의 손길을 보내 조금이라도 그 분들에게 위로를 주고 아픔을 나누어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종단의 어른들로써 모범을 보이자 하여 모든 원로대종사 스님들께서 먼저 성금 모금에 동참하였으니, 모든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어선 뜻 깊고 복된 인연에 이웃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 동화사 금당선원의 수행 가풍과 특징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금당선원은 한국 선종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선원으로서 이 나라 역대 선사들께서 선(禪)에 들어 깨달음을 이루신 곳이고 특히 근세의 대선사인 경허 선사와 석우 선사, 효봉 선사, 향곡 선사, 고봉 선사, 전강 선사 등이 주석하여 후학을 지도하신 곳입니다. 이번 하안거에는 금당선원과 부도암, 양진암 등에서 모두 102명이 방부를 들였으며, 총 181명의 대중이 함께 공부를 합니다. 산승이 매월 음력 보름은 물론, 결제와 반결제 및 해제까지 직접 상당하여 법문을 내리고, 공부에 의문이 있거나 견처가 생긴 이들에게는 항시 염화실 문을 열어놓고 제접하고 있으니, 부처님과 옛 선사님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정안(정법안장)과 참선에 대한 바른 가르침이 본래대로 전해져 촌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 안거 때마다 2000명이 넘는 수행자들이 전국 각지의 선원을 찾습니다. 수행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또 큰스님께서는 후학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계시는지요?
“공부인에게는 무엇보다도 선지식의 가르침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먼저 선지식 회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선지식의 가르침을 금쪽 같이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공부하는 이는 또한 온갖 반연을 다 끊고 화두에 목숨을 걸고 혼신의 정력을 쏟아야 합니다.”

- 종단에서는 이번 하안거부터 결계와 포살을 시행합니다. 결계와 포살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번 하안거부터는 종단에서 승가(僧家)의 수행종풍을 진작시키기 위해 ‘결계(結界)와 포살(布薩)’ 제도를 시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제도는 부처님 재세시(在世時)부터 이어온 승가의 오랜 전통으로 선원, 강원, 총림 등의 대중승가에서는 아직까지는 잘 전승되고 있음이나, 이외의 개별사암 처소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계(結界)라는 것은 수행승가의 대중화합과 각자의 수행진작을 위하여, 일정한 시간과 공간적 틀을 마련하는 것으로, 온갖 반연을 끊고 수행정진에 몰두하여야 하는 수행자에게 있어서는 안팎의 많은 장애를 막아주는 더없이 훌륭한 제도입니다.

또한 포살(布薩)이라는 것은 동일 지역 내의 수행자들이 정기적으로 한곳에 모여 대중으로부터 각자의 수행생활을 점검받는 의식입니다. 이를 통하여 지나치거나 부족하였던 자신의 수행과 마음가짐을 점검하고 고쳐나가므로 수행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반드시 필요한 수행의식의 가풍입니다.

종단에서 모든 승가대중의 여법한 수행환경 조성을 위해 이처럼 훌륭한 제도를 널리 시행하니, 모든 수행대중들은 이러한 제도에 빠짐없이 동참하여, 승가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여법하게 회복하여야 할 것이며, 승가공동체의 근본인 수행승가의 모습을 회복하여 불법중흥으로 위대한 인천의 사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김성우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buddhapia5@buddhapia.com
2008-05-19 오후 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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