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불교학술행사인 불교학결집대회(대회장 이평래, 이하 결집대회)가 ‘불교의 세계화ㆍ세계의 불교화’를 주제로 5월 17~18일 동국대에서 열린다. 올해 4회째를 맞는 결집대회는 국내 및 미국ㆍ영국ㆍ독일ㆍ티베트ㆍ캄보디아 등 20여개국 160여명 저명 및 신진 불교학자들이 논문 발표를 한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고 점검함으로써 세계 불교학 연구의 트렌드를 살피는 등 다양한 불교학 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 높아진 발표논문 수준
이번 결집대회는 이평래 대회장을 중심으로 동국대를 비롯한 10개 대학과 한국불교학회 등 21개 불교관련 학회, 13개 불교관련 연구원, 12개 승가대학의 학자들이 2년여 동안 준비했다. 3회 결집대회보다 발표논문은 30여편 늘어난 160여편, 발표논문 자격도 미리 발표요지를 받아 심사해 총 200여편 중 160여편을 추렸을 정도로 질적ㆍ양적 향상을 모두 도모했다는 것이 결집대회 조직위원회의 자평이다.
# 외국 석학 방문 줄이어
20여개국 60여명의 해외 불교학자 중에는 일본 화엄학 연구 권위자인 기무라 기요타카 교수, 여래장 사상의 권위자인 요시무라 히로미 교수, 유식학 분야 권위자인 요시무라 마코토 교수, 가이 뉴랜드 교수, 잠파 체드로엔 등 저명학자들의 참석이 눈에 띤다. 매년 참가하던 국가들에 더해 이번 결집대회에는 캄보디아, 네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불교학자 10여명도 초청됐다. 이평래 대회장은 “보다 많은 불교국가 학자들을 동참시켜 연구성과를 공유해 각국의 불교학 진흥과 불교 대중화의 초석이 되자는 것이 결집대회의 취지”라고 말했다. 내한한 해외 불교학자를 위해 새로운 시도도 이어졌다. 위해 불광사 신도ㆍ국제포교사회 가정과 화계사ㆍ봉은사ㆍ길상사 등 사찰에 각각 ‘홈스테이’ ‘템플스테이’도 마련됐다. 오지연 간사는 “60명 내한 학자 중 30여명 이상이 홈스테이와 템플스테이를 통해 한국 불교문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지역 및 주제별로 10개분과로 나뉘어
‘불교의 세계화ㆍ세계의 불교화’라는 대주제처럼 이번 결집대회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분과를 편성했다. 인도불교, 티벳 및 중앙아시아 불교, 중국불교, 한국불교, 일본불교의 지역별 5개 분과와 선불교, 불교사학 등 총 10개분과로 나뉘어 진행된다. 특히 응용불교 분과에서는 불교윤리ㆍ불교생명ㆍ불교명상 등 현대 사회의 요구와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불교학에서 찾는 시도가 펼쳐진다.
# 관심 끄는 논문들
고영섭 교수(동국대)의 ‘한반도운하안과 불교생태학’이 눈길을 끈다. 고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한반도 운하사업을 불교생태학적 시각에서 접근했다. 불교생태학의 핵심지향은 상호존중의 지혜다. 고영섭 교수는 “불교생태학은 인간과 국토의 건강한 관계 유지를 가장 우선시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정부는 소모적 논란보다 국민의 삶의 질적 성숙과 건강한 국토의 보전이라는 실용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5월 17일 오후, 한국불교 분과 발표)
국내 광우병 전문가로 알려진 우희종 교수(서울대)는 ‘복잡계 이론으로 본 깨달음의 탈신화화’를 통해 “일상적 삶의 경이로운 재발견이 한국불교가 지향하는 선종의 근본 가르침”이라는 논지를 바탕으로 한국불교의 ‘포스트 성철’ 시대의 나아갈 길을 ‘입전수수(入廛垂手: 손을 펴 저잣거리에 드는 일)’라는 단어로 정리한다. (5월 18일 오전, 요가 및 불교명상 분과 발표 예정)
마츠다 카츠노브 교수(日本 불교대)는 ‘아프카니스탄 출토 불경 사본(Buddhist Manuscripts from Afghanistan)’을 발표해 1990년대 초반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계곡 동부 지역 ‘자르가란’ 석굴사원 폐허지에서 발견된 불경 필사본 파견들을 소개하고, 국제 연구 프로젝트 현황에 대해 소개한다. (5월 17일 오전 티벳 및 중앙아시아불교 분과 발표 예정)
이 외에도 ▲제1 인도불교 분과에서는 우제선 교수(동국대)가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인도 후기유가행파의 증지의 증득’을, 요시무라 히로미 교수(日本 류코쿠대)가 ‘여래장의 의미’를, 카와나미 아키라 명예교수(日本 토요대)가 ‘대승불교에 있어서 지(智)의 체계’를 발표한다. ▲제2 티벳 및 중앙아시아불교 분과에서는 사회운동가인 미나크시 라이씨가 ‘불교에서 여성의 지위’를 ▲제3 중국불교 분과에서는 요시무라 마코토 교수(日本, 고마자와대)가 ‘유식학파의 보살계에 대하여’를 ▲제4 한국불교 분과에서는 이기운 연구원(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이 ‘중국 두 신라원의 고승과 신행’을, 리차드 D. 맥브릿지 2세(풀브라이트 연구원)씨가 ‘무구정광대다라니: 실용적인 불교 마법인가?’를, 타무라 코오유우 명예교수(日本, 토요대)가 ‘성덕태자와 혜자ㆍ혜총’을 ▲제5 일본불교 분과에서는 이노우에 카츠히트 교수(日本 칸사이대)가 ‘메이지 이후 일본의 철학과 불교사상’을 ▲제6 선불교 분과에서는 가이 뉴랜드 교수(美國, 센트럴 미시건대)가 ‘청정과 기쁨: 독신 탄트라 학파에서의 깨달음’을, 종호 스님(동국대)가 ‘간화선 용어에 대한 일고’를 ▲제7 불교사분과에서는 하정용 선임연구원(한국한의학 연구원)이 ‘신라 의승(醫僧)고’를 ▲제8 불교예술 및 생명 분과에서는 사재동 명예교수(충남대)가 ‘백제금동대향로의 불교문화학적 고찰’을 ▲제9 요가 및 불교명상 분과에서는 조혜숙씨(원광대 박사과정)가 ‘태교를 위한 요가수행법’을 ▲제10 응용불교 분과에서는 남궁선(용인대 강사)씨가 ‘공업(共業) 사상의 연원과 전개 등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