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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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계(持戒)의 삶으로 행복해요-정인(淨仁) 윤성희씨
“계율은 행복한 삶의 열쇠”
문향재(聞香齋)에서 윤성희 불자와 오미자 차를 나누다.

“저의 불자상은 지계바라밀을 통한 정념(正念)입니다. 마음챙김 속에서 청정함에 머물고자 합니다. 나의 몸과 마음의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바로 본다면, 그 안에 모든 해답이 있습니다.”

지계바라밀이란 청정 무결의 꽃을 가꾸며 살아가는 불자 정인(淨仁) 윤성희(47) 보살과 함께 라일락 향기를 따라 안동별궁 돌담길을 걷는다. 도착한 곳은 찻집 문향재(聞香齋), ‘차 향기를 듣는 집’이란다. 그녀의 삶을 닮은 따뜻한 오미자 차 한 잔에 마음이 평안하다. 행복한 지계바라밀의 삶을 살아가는 우바이의 이야기는 자못 향기롭다..

#청정수에 담는 맑은 마음.
새벽5시. 고3 아들이 깨어나기 전 정인 보살은 거실에 마련된 불단에 청정수를 올린다. <천수경>에 이어 능엄주를 외고, 108배와 참회문을 염불한다. 입시발원 기도문도 잊지 않는다. 보살의 마음이 집안 공기에 가득 퍼진다. 모든 예불은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이뤄진다. 오직 그녀에게만 허락된 시간. 밤새 속이 비워진 상태에서 가뿐히 아침 요가를 한다. “마음 편히 머물고 쉬는 우리 집이 바로 법당이지요, 가족이란 이름의 부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불자 가족의 상”이라 믿는 그녀이다. 청정수에 담긴 관세음보살의 마음은 그날 아침 가족의 행복한 밥상이 된다.

정인 보살은 남편과 대학생 딸, 고3 아들과 함께 사는 주부이다. 이 시대의 평범한 아내이자 어머니이고 며느리이며 누군가의 딸이다. 여기에 하나의 수식어가 더 붙는다. 그녀는 현재 조계사 문화센터에서 요가 수업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다. 이러한 그녀의 인생은 법명 ‘정인’을 통해 하나로 통류(通流)한다. 맑을 정(淨), 어질 인(仁). 남양주 봉인사 지산 스님께 받았다. 이미 상광월(常光月)이란 법명을 지녔던 그녀에게 정인이란 법명은 요가적 삶을 예고했다. 붓다의 지혜와 자비를 양 날개로 삼아 수행자적 지계바라밀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여섯 계율로 인생의 숲을 보다.
조계사 문화센터에서 요가 지도중.
정인 보살은 인생이라는 저마다의 숲을 행복하게 가꿔가는 비결이 지계바라밀에 있다고 말한다. <요가수트라>에서는 요가 수련의 과정을 여덟 단계로 구분한다(Astanga-Yoga). 그 중 1단계가 ‘야마(Yama)’라 부르는 금계(禁戒)이다. 그 내용은 인류의 공통된 보편적 윤리로 탐욕과 욕망, 집착 등의 감정으로 인한 고통과 무지를 변화시켜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지침이다. 요가의 다섯 가지 금계란 ‘살생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음하지 말라’ ‘탐욕을 부리지 말라’이다. 여기에 불교의 보살 계율인 ‘술을 마시지 말라’를 더한 총 여섯 가지 금계를 지닌 삶을 살아간다.

불살생(Ahimsa, 不殺生)은 비폭력이다.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살아있는 어떤 것에든 고통을 주지 않도록 주의한다. 특히 내 입 밖으로 나가는 말이 타인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한다.

불망어(Satya, 不妄語)는 정직이다. 바른 품성을 기르고 자기 자신과 남을 속이지 않는다. 친절한 말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팔정도(八正道)에 나오는 정어(正語)가 지향하는 부드러운 말을 한다.

불투도(Asteya, 不偸盜)는 내 것이 아닌 것에 탐을 내지 않는 것이다. 주지 않은 것을 갖지 않는다. 물질적인 것은 물론 과분한 찬사와 같은 비물질적인 것도 부당하게 취하지 않는다.

불사음(Brahmacharya, 不邪淫)은 금욕이다. 완전한 금욕이란 생각과 말과 행동을 순결하게 하려는 마음자세이다. 정상적인 관계 이외의 행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수행으로 승화된다.

불탐(Aparigraha, 不貪)은 무소유다. 반드시 필요한 것 이외의 소유물을 축적하지 않는다. 수행을 통해서 욕심이 사라지고, 점차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발전한다.

불음주(不飮酒)는 지혜이다. 육식을 멀리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수행의 단계가 깊어질수록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지혜는 연기를 환멸하는 과정의 보물지도와 같다.

요가 시범을 보이고 있는 윤성희 불자.

#正念 속에 밝은 미래가 있다.
정인 보살은 15년의 신행 생활 속에서 기도의 처음과 끝에 “마음을 맑혀서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변함없는 화두를 지니고 있다. 삶의 지침이 된 지계바라밀이 요가의 본질인 명상과 만난것. 때문에 요가 명상은 불교의 사마타(止, Samatha) 그리고 위빠사나(觀,Vipassana)와 다르지 않다. 그녀는 단순히 요가 동작만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계율을 지니면서 요가의 본뜻을 실천한다. 마음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몸이기에 계율로써 마음을 무한히 확장시킨다. 자기의 중심자리에서 자신이 해야 할 바에 충실해야 하는 해답이 지계바라밀 안에 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 지금 이 순간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지닌다면 지난 과거나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염려가 아닌 지금 현재를 중요시 하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정인 보살은 그러한 삶을 바르게 이끌어 가는 힘이 바로 지계바라밀이라고 강조한다.
가연숙 기자 | omflower@buddhapia.com
2008-05-06 오전 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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