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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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요양보호사 양성 힘써야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두 달 앞으로 다가와
요양보호사 양성 처음으로 배출한 효림원ㆍ보문복지회 첫 자격증 발급
수효사 효림교육원에서 요양보호사 실습 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생들.

보건복지가족부와 의료보험관리공단이 보호가 필요한 중증노인들을 앞으로 국가에서 책임지겠다며 내 놓은 국가시책인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일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불교계는 아직 이 제도 시행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요양보호사 양성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사회 주요 사업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요양보호사란?

요양보호사란 노인요양시설에서 전반적 노인케어를 담당하면서 전문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공인 자격자를 말한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요양보호사양성교육원에서 신입 기준으로 240시간(이론 80ㆍ실기 80ㆍ실습 80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1급을 취득할 수 있다. 국가공인자격임에도 학력ㆍ나이 제한이 없고 무시험이라 현재 40~50대 중반 여성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보건복지가족부 통계(2008년 3월 현재)에 따르면 전국 요양보호사 양성교육기관은 1070곳에 이르고 있다(서울은 121곳).

교육은 사회복지학과 간병 등의 이론, 인체모형 등을 통한 실기, 요양원ㆍ생활시설 실습으로 각각 진행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 같은 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요양보험수급 노인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을 키워낸다는 방침이다.

효림교육원에서 4월 24일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 전달식 및 수료식이 진행됐다.

□ 불교계 요양보호사교육기관은?

불교계에서는 서울 수효사와 여수 석천사에서 종단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을 설립, 교육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먼저 서울 수효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효림원(원장 무구) 효림요양보호사교육원(이하 효림교육원)은 4월 18일자로 요양보호사 1급 자격 이수자 80명을 배출했다. 이들에 대한 자격증은 4월 24일 효림교육원에서 교부됐다.

올 2월 4일 개원한 효림교육원은 불교계 최초 보건복지부 인증 교육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현재는 사회복지사ㆍ간호조무사 등의 자격증 소지자와 신입, 그리고 직장인과 주부 등으로 나눠 5개 분반을 통해 요양보호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효림교육원에서는 사회복지법인 효림원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노인요양시설, 가정파견봉사센터 등이 추후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요양보호사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필요한 요양보호사들을 수급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효림원은 내년 7월 준공될 서대문요양원을 수탁해 교육과 실습, 취직이 모두 연계될 수 있게 됐다.

효림교육원을 이끌고 있는 무구 스님은 “어떤 사람들은 요양보호사 자격을 받아 뭐하느냐고 하는데 국가자격이라 취득하는 성취감도 있고 봉사나 사회복지의 기본 생각 등을 배울 수 있어 여러모로 유용하다”면서 “이를 통해 각 가정에 있는 노인을 비롯한 가족을 돌볼 수 있고 자기자신의 케어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여수 석천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보문복지회 보문요양보호사교육원(이하 보문교육원) 역시 현재 요양보호사 1급 자격수료에 필요한 교육을 마친 40명의 교육생들이 전라남도청으로부터 자격증이 송부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월 12일 문을 연 보문교육원은 현재 신규의 경우 49명이 종일반과 야간반으로 나뉘어져 교육받고 있다.

보문복지회 김현옥 과장은 “앞으로 요양보호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역사회 주부들에게서 문의가 많다”며 “보문교육원 요양보호사 교육은 국가자격증 소지자 배출만이 아닌 세상을 밝힐 수 있는 무형의 자원인 마음의 씨앗을 제대로 심어주고자 하는 종교 본연의 의무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 석천사 보문교육원에서도 꼼꼼한 실습 교육이 현재 한창 진행 중이다.

□ 사찰에서는 앞으로

요양보호사제도에 대해 사찰 또는 불교계기관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교육실 문제로 타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재단을 비롯한 몇 개의 불교계 사찰ㆍ기관이 요양보호사 양성교육기관 설립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불자 요양보호사 양성은 분명 불교사회복지의 위상을 높이고 불자들의 사회참여를 늘일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분명하다. 불교계에서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을 설립해 40대 이상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요양보호사 양성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불자들이 아직 요양보호사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사찰과 종단기관의 꾸준한 홍보도 필요하다.
한 스님은 “현재 타종교에 비해 불교계 요양보호사 양성기관이 부족한 것은 맞지만 난립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역별로 거점을 두고 불교계에서 역량을 모아 제대로 된 양성기관을 세워 집중하는 편이 불교사회복지의 위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 요양보호사 제도, 이런 점은…

요양보호사 제도는 취지는 좋지만 현재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제대로 알아둬야 요양보호사에 관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가 낭패를 보지 않는다.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요양보호사 양성교육기관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다 보니 부실 교육기관의 수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교육을 받은 것 처럼 서류를 꾸며주는 기관도 있다. 이는 보건복지가족부나 의료보험공단에서 교육기관을 철저히 점검해 시정해야 할 부분이다.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서 제도의 실질적 의미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관계자는 “요양보호사 교육을 해도 실습이 가능한 요양원이 부족한 것이 큰 문제”라 귀띔하며 “불교계에서 요양보호사 못지 않게 요양원 설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4-25 오후 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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