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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는 참여도 공동체 운동도 아니다.
김호성 교수, 보조사상연구원 4월 월례발표회서 주장
사회자 김성철 교수

보조지눌의 정혜결사, 원묘요세의 백련결사, 가깝게는 봉암사 결사 등 교단 개혁의지가 자정운동으로 발현된 결사가 반드시 참여를 뜻하는 것도 아니며, 공동체 운동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4월 19일 동국대에서 열린 보조사상연구원(원장 법산) 제80차 정기 월례학술대회에서 김호성 교수(동국대)는 ‘결사 개념의 재검토와 탄허의 결사운동’을 발표했다.

김 교수의 발표는 결사를 ▲수행운동 ▲개혁운동 ▲이념운동 ▲공동체운동의 성격으로 설명한 것부터 시작됐다. 그는 “특히 ▲개혁운동 ▲공동체운동의 사항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결사는 참여 속의 개혁이 아니라는 점과 반드시 공동체 운동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개혁세력인 진보가 정치화ㆍ권력화 돼 보수로 바뀌며 개혁의 주체에서 개혁의 대상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잦았다”고 지적하며, “정치화ㆍ권력화 등을 경계했다는 점에서 결사가 반드시 참여나 개혁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호성 교수는 <삼국유사>의 피은(避隱)과 동진(同塵)을 예로 들어 “피은이 산중에서 숨어사는 것이라면 동진은 사람들 속에서 숨어사는 것이다. 결사의 개혁성은 ‘참여 속의 개혁’이 아닌 교단의 반윤리적 상황에 대한 윤리적 대응과 윤리적 개혁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결사의 본질적 조건인 수행운동을 위해서라도 결사가 ‘참여 속의 개혁운동’일 수는 없었다”고 역설했다.

김호성 교수는 교단의 권력화를 경계한다는 의미에서 진일보해 “홀로 하는 것도 결사”라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그는 교단의 권력화 양상을 세속권력과 관계 맺거나 내적으로 교단 안에서 발생하는 권력 기제로 나눠, 사람들이 모이면 권력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호성 교수는 “붓다의 출가 자체가 권력을 넘어서는 일이었다”면서 “권력으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은 뭉치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참다운 보살행을 위해 (붓다처럼)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살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는 연대하지 않는 각성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를 ‘홀로결사’로 표현하고 역경불사로 평가되던 탄허 스님의 수도원운동을 결사로 재평가했다.

김호성 교수는 “결사는 불교교단의 문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직접 그 상황에 참여해 개혁하는 대신 그 상황으로부터 피은해 먼저 스스로 수행함으로써 장차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하는 일이다. 종단의 제도나 조직을 활용하지 않는 순수 민간, 재야 차원의 탈권력ㆍ탈정치를 지향함에 반드시 2인 이상의 모임이 아니어도 무방하다”고 재정의했다.

한편 ‘선사상과 심리치료’를 주제로 열렸던 이날 학술대회에는 이남경(동국대 강사)씨가 ‘심리치료를 위한 선과 인본주의 접근법 비교연구’를 발표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4-21 오후 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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