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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어요
성북장애인복지관 장애인 편의시설 탐방 및 안전교육
서울 성북장애인종합복지관이 서울 지하철 6호선 상월곡 역에서 장애인 이동교육을 실시했다.

“여러분도 자유롭게 지하철을 타실 수 있습니다. 조금만 조심하고 몇 가지만 알아두면 말이에요.”

4월 16일 오후 3시 서울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역장 김재신).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몇몇 무리를 지어 역사로 들어서자 역무원들이 이들을 반갑게 맞는다. 이날 상월곡역을 찾은 ‘빨간 옷 군단’은 상월곡역 인근에 자리한 사회복지법인 승가원 산하 성북장애인복지관(관장 현관)의 직업재활 훈련생을 비롯한 이용자 50여 명이다.

성북장애인복지관에서는 4월 14~22일 장애인 주간으로 선언하고 장애인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이 중 특히 눈에 띄는 행사가 4월 14~17일 상월곡역에서 진행된‘장애인 편의시설 탐방 및 안전교육’이었다. 교육은 역무원들이 직접 나와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는 형식으로, 10분 내외로 진행됐다. 짧은 교육이지만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현장에서 체험해 봄으로써 장애인이 지하철역을 이용하면서 봉착하게 되는 문제점을 점검할 수 있었다.

일단 장애인들이 선로에 떨어진다면? 지하철이 다니는 철로 안쪽 옆을 살펴보면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런 때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안쪽으로 먼저 피했다가 지하철이 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역무원 또는 다른 승객에게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또 만약 보호자를 잃어버리거나 길을 못 찾게 되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하철 역내를 살펴보면 빨간 ‘SOS'' 간판을 볼 수 있다. 이 표지판을 찾으면 그 밑에 긴급통화를 할 수 있는 전화기가 설치돼 있는데 여기서 역무원과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미아가 됐을 경우에도 침착하게 역무원을 찾아 신고하면 역무원이 도시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모든 역에 연락을 해서 인상착의를 설명, 보호자를 찾아준다. 보호자가 장애인 자녀를 잃어버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역무원에게 바로 신고하면 된다.

이날 딸 정아(28ㆍ가명)씨와 함께 온 김명숙(56ㆍ가명)씨는 교육을 들으며 “항상 딸을 잃어버리게 될까 노심초사 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있는데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교육을 맡은 상월곡역 이병돈 선임주임은 “지체장애인들은 에스컬레이터 이용시 끼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많고 지적장애인들은 미아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호자 또는 도우미들의 절대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상월곡역에 홍보 부스를 설치해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지를 나누어주기도 했다.

사실 이날 교육에서 장애인들이 많은 정보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관계자들은 “이번이 지하철 역사에서 장애인 이동 교육을 처음한 것이라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병돈 선임주임은 “상월곡역 주변에는 장애인관련 단체들이 몇몇 있어 장애인분들이 자주 다니시는 곳 중 하나지만 아직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은 부족한게 사실이다”며 “2017년까지 우리 역을 비롯한 도시철도공사 모든 역에 장애인 이동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며 이동교육도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휠체어리프트 사용법’이 담긴 매뉴얼도 함께 배부됐다. 이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지하철역을 오갈 때 필요한 내용인데, 기존 매뉴얼이 없어 성북장애인복지관에서 이번에 새로 만든 것이다.

성북장애인복지관에서 만든 이날 행사의 의미는 ‘일회용’이 아니라는데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을 통해 이제는 장애인의 이동권이 법적으로 보장받게 됐지만 완전히 시행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하다. 이 현실 속에서 장애인들 스스로도 계속 부딪쳐보고 어떤 점을 사회에 요구해야 할지 찾아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하철 안전교육부터 받는 것이 장애인들 스스로 바로 서는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성북장애인복지관의 이번 행사는 장애인들이 직접 사회를 체험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성북장애인복지관 방수정 팀장은 “우리 복지관에서는 앞으로 상월곡역과 협약을 맺어 장애인들의 이동권 개선을 도모함은 물론 지하철역을 작업재활반 장애인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인식개선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 현재 도시철도공사에서는

현재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지하철 5~8호선 148개역의 경우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이후 2017년 까지 3단계 계획을 가지고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는 엘리베이터가 361대, 에스컬레이터가 790대 정도다. 2017년까지는 모든 역에서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예산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지하철역에서 장애인 이동도우미 등을 고용하고 장애인 이용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4-18 오후 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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