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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과 중국불교교협회(회장 일성)는 11일 우민사에서 한ㆍ중 불교계 대표 및 불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종조 도의조사 입당 구법기념비 제막식’을 봉행했다. 이날 제막식은 세민 스님(연천 원심원사 주지)의 집전으로 봉행된 상단불공으로 시작돼 헌향과 환영사, 경과보고, 행장소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지관 스님은 선양사를 통해 “조사의 구법처인 이곳에 구법기념비를 건립해 그 법은(法恩)에 보답코자 한다”며 “이 비문은 한국불교 조계종과 중국 임제종이 동근동조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한중불교교류 1700년과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아 두 나라의 불교간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는 징표로 영원히 종문의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불교협회장 일성 스님도 “조계종 도의국사입당구법기념비 제막식은 중한양국불교계의 일대 거사라 할 수 있으며 양국 불자들의 우의 증진에 있어 역사적 의의를 지닌 행사”라고 행사의 의의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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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그동안 종조 도의국사를 기념하는 현창 사업을 추진해 오다 지난해 2월 ‘조계종조 도의조사 입당 구법기념비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구법비 건립 입지 조사와 협약서 결 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南昌) 우민사 동불전 앞에 구법비 건립을 완료했다.
조계종과 중국불교협회가 4월 11일 제막식을 봉행한 구법기념비는 귀부와 이수를 포함한 높이 5.16m 규모로 완공됐다. 지관 스님이 직접 작성한 비문에는 도의국사의 생애와 구법활동, 법맥 등 4300여 자(字)가 국ㆍ한문 혼용으로 새겨졌다.
기념비가 세워진 우민사는 도의국사가 구법을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도의국사는 건중 5년(784) 사신인 한찬 김양공을 따라 당나라로 들어가 구법을 했으며, 산서성 오대산 중대(中臺)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광동성 광주 보단사(현재의 대범사) 계단에서 비구계를 품수했다. 이후 홍주 개원사(현재의 우민사)에서 서당 지장선사를 친견하고 활연 대오했다. 선종의 역사를 기록한 <조당집>에는 “강서 홍주 개원사로 가서 서당지장에게 머리 숙여 스승으로 모시고 의심을 풀고 막힌 체증을 푸니, 서당대사는 마치 돌 틈에서 옥을 고른 듯하고 조개껍질에서 진주를 주워 낸 듯이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진실로 법을 전한다면 이런 사람이 아니고 누구에게 전하랴.’ 그리고 이름을 도의(道義)로 고쳐주었다”라는 부분에 근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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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스님은 “도의조사와 서당 지장선사의 후손들이 도의국사 수법의 뜻을 기리기 위해 비를 세우게 됐다”며 “조계종과 중국 임제종은 지난 1년여 간 교류를 통해 같은 법맥인 마조선사의 후손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우민사 방장 순일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기념비 건립은 도의국사가 우민사에서 서당 지장대화상에게 구법하여 법을 받은 찬란한 역사가 기록된 증명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역사의 기로에서 중한 양국은 육조의 남돈조계법수와 마조·지장 선사의 가풍을 잇고 널리 펼치리라 굳게 믿는다”고 평했다.
원로회의장 종산 스님은 부의장 밀운 스님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저 옛날 스님께서 당나라를 찾으신 것이 조사의 선법(禪法)을 구하는 데 그 원력을 두시었듯이 오늘 비석을 세우는 일은 그냥 돌덩어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스님께서 전해주신 선법을 우뚝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종회의장 자승 스님은 축사에서 “종조께서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 한국불교가 제 자리를 잡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우리 종도들은 마음을 모으고 원력을 내어 종조님을 선양하고 스님의 뜻을 기리는 불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계원장 법등 스님은 축사를 통해 “한국불교가 조사선문의 종토가 되고 조계종단이 종문의 적통을 이뤄 오늘에 전해지고 있음은 도의국사의 구법전승에서 비롯됐다”면서 “우민사에 ‘수법기념비’를 세우는 일은 종조의 발자취를 되새기는 것 뿐 아니라 조사선풍을 진작하고 정법불교의 선양과 중을 발원하는 전 종도의 뜻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원로회의 부의장 밀운 스님, 원로의원 정무 스님, 호계원장 법등 스님, 종회의장 자승 스님, 총무부장 원학 스님, 기획실장 승원 스님, 재무부장 장적 스님,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 등 한국 대표단 100여명과 중국불교협회 회장 일성 스님, 우민사 방장 순일 스님, 중국 강서성 민족종교국 시에쇼치 사무국장 등 중국 불교계 대표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지관 스님은 우민사 방장 순일 스님과 (주)보광석재 김한열 사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조계종은 오는 10월경에는 중국 광동성 남화선사에 도의조사 순례기념비를 세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