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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자리를 준비하는 것부터 나를 들여다보는 명상의 시작입니다. 차를 마시며 나를 들여다보고 나에 대해 인식을 바꿔보세요.”
3월 27일, 청주 화장사(주지 무진) 법당에 초의차명상연구원장 지장 스님(서울 대원정사 주지)의 나지막한 말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육 참가자들은 이내 담소를 멈추고 가부좌를 틀었다. 이날은 청주 화장사(주지 무진)가 청주시내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다도교육이 한 달째 되는 날. 저녁 늦은 시간이지만 청주 벽암 어린이집, 용전 어린이집, 주성 어린이집 등 3곳의 원장을 비롯한 20여 명의 유치원 교사들이 교육에 참가했다. 다구를 옮기고 차를 따르는 손길에 집중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진지하기만 하다.
화장사는 지난 3월 6일부터 4주간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다도교육을 진행해왔다. ‘아이들에게 차(茶) 공부를 통해 우리 전통을 익히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교육을 주관한 화장사 주지 무진 스님은 20년 전 다도(茶道)를 접하고 다도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무진 스님은 “아이들에게 딱딱한 설법을 하기보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를 전해주는 것이 포교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다도를 가르칠 수 있도록 먼저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다도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처음으로 실시한 교육이지만 선생님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유치원 선생님들을 위한 다도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선생님 한 분이 다도를 체계적으로 배운다면 교육현장에서 많은 아이들에게 다도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교육에 참여한 교사들은 처음에는 다도와 예절, 명상 등이 낯설기만 했다. 4주간의 교육 내용을 아이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청주 용전어린이집 정세희 교사는 “명상과 다도의 철학적인 이론을 아이들에게 쉽게 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저 역시 생소한 용어들 때문에 낯설었지만 차츰 익숙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정 교사는 “다도교육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아이들에게도 우리 전통을 배우고, 차분함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용전어린이집 정정희 원장은 “현재 아이들에게 놀이시간을 이용해서 절하는 방법이나 명상 같은 것을 가르쳤고, 4월부터는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교육을 할 예정”이며 “다도 교육은 분명히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다른 유치원 원장들에게 이 교육을 추천 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