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전국비구니회와 전국비구니선문회는 3월 30일 공동성명서 ‘한반도 대운하건설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고 “국토를 파괴하는 대규모 건설사업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대운하 사업이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끊임없는 기도와 정진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성명에서는 “우리의 강산은 불과 30년 동안 너무나 커다란 변화를 겪고 중병을 앓고 있다”며 “대운하 건설은 국운 융성이 아니라 생명의 강인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망치는 재앙을 초래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대대로 지켜온 소중한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잃게 되고, 수행환경 파괴라는 심각한 현실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전 지구적 환경위기 속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죽어가는 자연의 신음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음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참회”하며 “부처님의 일체중생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하는 동체대비를 실천하는 길임을 깨닫고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한반도 대운하건설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
-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흐르게 하라 - |
우리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 뭇 생명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상호 의존하는 연기론적 삶을 살고 있다. 지구는 현재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지구 온난화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130개 국가의 기후학자들로 구성된 기후변화위원회는 지난 해 4월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인간이며, 2015년까지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실상 지구의 종말도 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
아름다운 우리의 강산은 불과 30년 동안 너무나 커다란 변화를 겪고 지금 중병을 앓고 있다. 산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졌고 물줄기는 더럽혀졌으며 많은 생명체들은 이 땅을 떠났고 우리 문화와 아름다운 전통은 무너졌다. 자연은 이 사회의 구성원 전체가 공통의 분모가 되는 소중한 자산이며 미래에까지 유전되어야 할 귀중한 유산이다.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연기의 세계에 있어 한 그물코의 찢김은 수 천 세계의 그물망이 깨어짐이라고 하셨고 그 마음의 청정함을 따라 국토가 청정해진다고 설하셨다. 현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건설을 국민적 여론 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계획 단계부터 효용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운하 건설에 대한 경제성, 공학적 안정성, 환경적 측면 등 어느 것 하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운하 건설은 국운 융성이 아니라 생명의 강인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망치는 재앙을 초래하는 길이 될 것이요, 국가경제까지도 위태하게 하고 아름다운 강산의 생명을 죽이는 망국의 길이 될 수 있다. 또한 대대로 지켜온 소중한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을 잃게 되고, 수행환경 파괴라는 심각한 현실에 직면하여 우리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전 지구적 환경위기 속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죽어가는 자연의 신음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음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참회하며, 환경과 생명평화의 가치를 존중하며 부처님의 일체중생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하는 동체대비를 실천하는 길임을 깨닫고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에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비구니회와 전국 비구니 선문회는 1. 자연 자체가 아름다운 가치로 보존되어야 함을 천명한다. 2. 생명 중심의 윤리를 회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하여 국토 보존과 대지를 수호하는 수행자로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3. 자연의 위기는 우리 문명의 위기이며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재앙임을 자각하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고 환경을 정화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4. 국토를 파괴하는 대규모 건설사업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이상으로 우리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끊임없는 기도와 정진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불기 2552년 3월 30일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일동 대한불교조계종 전국 비구니 선문회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