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찰 안내판들은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과 일관성 없는 크기와 위치로 들쭉날쭉했다. 그나마 안내문 내용도 어려워 관람객들로부터 외면받기 일쑤였다. 이런 고민이 이제 말끔히 해결됐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3월 20일 구례 화엄사 문화재 안내판 개선작업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한 것이다. 2007년 5월 사업자 공모로 시작된 작업은 1년여 동안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은 결과다.
화엄사 문화재 안내판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화엄사 문화재 안내판을 디자인한 브랜드 나인의 심인보 대표가 디자인 컨셉을 “굽은 대로 곧은 대로”라고 할 만큼 안내판이 문화재 및 사찰 주변 환경과 하나된 모습이다. 안내판은 자연친화적 목재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금속제를 조합한 소재를 안내판은 문화재를 중심으로 하되 관람객을 최대한 배려했다. 관람객 시선을 고려한 디자인과 최적동선을 유도ㆍ안내하는 설치위치, 이해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정갈한 안내문으로 정비됐다. 특히 안내문안은 초ㆍ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작성됐으며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거쳤다. 영문번역도 외국인 입장에서 꼭 필요한 내용만 의역해 문안을 간결하게 했다.
부적절한 높이와 금속 소재로 관람객들에게 위압감과 거리감을 주던 철재 보호책도 바뀌었다. 목재보호책으로 사찰 경관과 석조물 등과 조화와 관람객의 시각적인 편안함을 추구했다.
문화재청 이길배 사무관은 “이번 화엄사 안내판 개선으로 전국 930여개 전통사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송광사ㆍ해인사 등에서도 문화재 안내판 디자인 개선이 추진중임을 밝혔다.
한편 이번 화엄사 문화재안내판 정비는 문화재청이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주요 유형별 문화재 안내판 디자인 개발 및 보급 계획’의 일환이다. 2006년 궁궐 유형 문화재 안내판 디자인 개발을 마치고 경복궁, 창덕궁에 설치한데 이어, 2007년 사찰 유형 문화재 안내판 사업을 화엄사에서 진행했다. 2008년 2월부터는 왕릉ㆍ고분 유형 안내판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