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회는 포살및결계에관한법 제정안을 통과한 후‘2007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결산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어 종회는 초심호계위원에 승오 스님을 선출하고, 대종사 법계 특별전형 동의의 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각종 특별위원회 구성 및 위원장 선출은 의장단에 위임했다.
한편, 한반도대운하 반대 결의문을 비롯해 불기통일방안마련에대한제안ㆍ티베트사태에대한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서는 조계종중앙종회 명의로 발표된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
■ 강은 강대로 산은 산대로 그대로 두어라 |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계획에 전국의 산하와 뭇 생명들이 신음하고 있다. 국토의 생명줄인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과 금강 곳곳에 어린 생명의 기운을 파헤치고 오로지 ‘개발’의 당위만으로 운하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못한다. 이는 우리 고유의 생태적 인식이며 자연의 원리이다. 이를 거스르는 것은 역천이다. 강은 국민의 먹는 물이며, 생명들의 안식처이며, 수천 년을 이어온 우리 역사의 숨결이 강의 굽이굽이처럼 켜켜이 쌓여 있다. 이러한 소중한 존재들이 경제적 타당성조차 의심되는 운하계획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경제적 가치, 경제성장 앞에서는 다른 모든 소중한 가치들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흐름이 오로지 돈벌이와 경제적 이득을 향해 질주해 가게끔 부추기는 것이다. 인간의 행복이 금전만으로 충족되지 못하는 것임을 우리는 오랜 역사적 경험과 철학적 사유를 통해 알고 있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보호, 자라나는 후대들이 누려야할 생태적 혜택을 당대의 경제적 이익으로 짓밟을 권리는 없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와 모든 종도들은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식의 개발과 발전을 기대한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의 갈등과 국토의 파괴를 불러일으키기 전에 생명과 문화를 존중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바로 헤아려 지금이라도 무모한 한반도 대운하 건설계획을 포기할 것을 간곡히 권고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생명과 문화를 존중하고 후대를 아끼며,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의 흐름을 만들어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정진해 나갈 것이다. 불기2552(2008)년 3월 20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일동 |
■ 티베트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성명서 |
최근 티베트 곳곳에서 평화적 시위를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희생당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우리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일동은 크게 우려하며 중국 정부가 평정심을 회복하여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촉구하고자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는 그 어떤 것으로도 훼손될 수 없다. 우리 모두 사람답게 살아갈 자신의 인권이 소중하듯이, 다른 사람들의 인권 또한 소중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며, 이는 민족과 국가 주권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티베트는 오랜 역사 동안 독자적인 문화와 전통을 가꾸고 발전시켜온 엄연한 자주 민족이었다. 특히 인도와 중국에서 전해진 불교를 더욱 심화시켜 고도의 독특한 수행체계를 정립하였으며, 세계의 어느 민족보다도 동업 중생에 대한 자비와 자연과의 조화를 옹호하는 평화애호 민족이었다. 이런 티베트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이해하여, 明과 淸을 비롯한 중국의 역대 왕조와 티베트는 서로를 인정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19세기 초 이래, 西勢東漸과 제국주의의 세력 확장이라는 대세가 밀려오면서 이와 같은 균형이 무너지고 긴장과 분쟁의 시기가 오고 말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정치ㆍ경제적 목적 달성을 위하여 티베트를 무력 점령하여 수많은 티베트 인들이 희생을 당하고, 수천 미터 고지의 설산을 넘어 수만리의 망명길을 떠나면서도 티베트 인들은 중국에 대한 적의와 원한ㆍ증오를 드러내지 않았다. 티베트 민족의 최고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도 현실을 인정하여 ‘완전 독립’이 아닌 ‘자치권 획득’을 요구하며 “중국과 공존을 원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천명하여 왔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중국도 근세기에 서구 열강과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수탈을 겪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역사 발전이 멈추는 고통을 겪은 바 있지 않은가? 우리 한국 또한 일제에 강점되어 문화를 말살당하고 질곡을 겪었으며 결국 민족 분단까지 이르렀던 과거 역사가 있기에 현재 티베트 인들의 고통을 바로 우리의 고통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오늘의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욱 사랑과 자비가 필요한 때이다. 증오가 있던 자리에 용서와 관용을, 원한이 자리 잡고 있던 곳에 무한한 자비심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특히 한국과 더불어 大乘佛敎를 발전시켜왔고, 儒家와 道家사상을 탄생시켜 여러 이웃 민족에 전해왔으며, 누구보다도 평화를 사랑해온 중국 민족이 앞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화합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크고 따라서 세계에서 중국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세계 평화의 제전인 2008 베이징 올림픽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티베트 사태의 평화적 해결은 중국 정부와 국민에게 긴요한 사항일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간절한 바람과 권고를 중국정부는 받아들여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불기 2552(2008)년 3월 20일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 |
■ 불기(佛紀) 통일 방안 마련을 위한 제안 |
만국의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반열반(般涅槃)에 드신 이후로 부처님의 유훈에 따라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 정진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부처님을 기리는 마음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향한 지극한 존경의 뜻으로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해를 기준으로 불기(佛紀)를 산정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일대기 및 연표, 그리고 불교연표가 정확하게 정리되지 않음으로 인하여 불기(佛紀)의 기준연도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크게는 북전(北傳)과 남전(南傳)의 차이가 있고, 최근에는 1956년 제4차 세계불교도우의회 대회를 통하여 합의된 불기마저도 불기2500년을 서기 1956년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1957년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서로 맞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세계 불교국의 각 종단과 불자들에게 이러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우리 종단 총무원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세계불교도우의회, 세계불교승가회, 그리고 각종 불교학 관련 단체 등 만국의 불교 단체에게 불기 통일 방안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논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불기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술적 차원의 다양한 연구와 토론이 필요합니다. 금년 시행되는 제4차 불교학결집대회를 비롯하여 불교 관련 학회의 주요 주제로 불기 통일 문제를 설정하여 다양한 내용의 연구와 발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필요한 재정은 조계종과 종단협의회, 그리고 해당 학술단체 등이 협의하여 확보하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불기 통일 문제는 종단협의회를 중심으로 각 종단 총무원의 적극 참여와 논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이에 본 중앙종회는 여러 종단이 참여하는 불기 통일을 위한 협의기구 조직의 창설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현재 여러 단체로 나뉘어 있는 불교의 국제단체가 협의하여 출가와 재가 불자를 아우르는 국제불교연합과 같은 국제기구의 창설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불교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교학 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는 이번 제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불기2552(2008)년 3월 20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