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독립시위에 대한 중국의 유혈진압 사태가 계속됨에 따라 불교계 단체들이 “무력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손안식)는 17일 성명을 내고 “중국정부에 의한 자행된 티베트의 무력진압과 유혈사태에 대하여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더 이상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티베트 국민들의 요구를 대화와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상임대표 김동건)는 18일 성명에서 “중국은 더 이상 시대착오적이고 반인륜적 탄압을 중단하고 티베트인의 평화적 시위를 보장해야 한다”며 “중국은 지금이라도 티베트인들에 겨눈 총칼을 거두고, 과거의 야만을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유엔은 속히 진상조사단을 파견해 티베트에서 자행된 학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가 통제불능 수준이 될 경우 망명정부 수반에서 물러나겠다고 18일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종교평화위원회 성명>
중국정부는 티베트에 대한 무력진압을 즉각 중단하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이 땅의 2천만 불교도들과 함께 최근 중국정부에 의한 자행된 티베트의 무력진압과 유혈사태에 대하여 심히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1949년부터 중국 정부에 의해 억압받고 있는 티베트 국민들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의지는 당연한 권리선언일 것이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의 중심에 있는 티베트는 세계적인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배출한 불교국가로서 600여 스님들이 자국민들과 같이 혼연일체가 되어 자유 독립을 외치고 있다.
우리도 장장 37년간 일제강점기의 식민지 억압통치를 당했던 뼈아픈 역사와 경험을 갖고 있다.
중국정부가 티베트를 강제점령하고 철권통치를 함으로서 그동안 티베트의 발전을 억압하여 왔다. 이번 유혈사태는 지난 50여 년간 티베트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유린해온 중국정부에 항거이며, 탱크와 총·칼을 앞세워 무력으로 진압하는 중국정부에 대한 저항이다. 더불어 티베트 국민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표출된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티베트의 종교지도자와 민주화 인사를 구속하고 언론통제와 내용을 호도하고 있다. 또한 티베트 망명정부의 달라이라마와 불교를 폄하하고, 티베트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스님들과 힘없는 국민들에게 까지 군화발로 짓밟고 있다. 더욱이 “자유”와 “인권”을 갈망하는 티베트 국민들에게 총기를 난사하였으며 지금도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정부는 이처럼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무력진압을 자행하였다. 이제 중국정부는 국제사회가 걱정하고 있는 목소리에 주목해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티베트 국민들의 요구를 대화와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중국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방관할 경우, 지구촌의 축제인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는 비인권국가로 규정될 것이며, 그동안 쌓아온 중국의 국가 이미지가 한꺼번에 추락할 것이다.
다시한번 중국정부가 티베트에서 자행한 반인륜적인 무력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유혈사태로 빚어진 티베트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조속하게 치유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들은 “자유”와 “인권”에 대한 티베트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바이다.
불기 2552(2008)년 3월 17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손 안 식
<참여불교재가연대 성명>
중국은 티베트인에 대한 야만적 학살을 중단하라!
티베트인들의 평화적 시위를 중국공안과 군인들이 폭력적으로 탄압하여 유혈참극으로 비화되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우리는 안타까움과 우려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티베트 스님들의 비폭력 시위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몽둥이와 최루탄 진압이 발단이 되었고, 총과 장갑차를 앞세운 중국의 탄압으로 벌써 1백명 이상의 티베트인들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모든 정보를 통제하면서 티베트인들의 일부 방화장면 등만을 내보내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보면서, 역으로 얼마나 많은 티베트인들이 중국의 총칼에 핍박을 받고 있을지 짐작키 어렵지 않다.
중국은 지난 50년대 티베트를 강제점령하면서 120만명의 티베트인들을 학살하였고, 또한 1989년에는 판첸 라마의 살해 의혹을 항의하는 티베트 수도 라사의 시민들에게 화염방사기를 난사하는 반 인권적 행위를 서슴지 않은 바가 있다. 이제라도 중국은 더 이상 시대착오적이고 반인륜적 탄압을 중단하고 티베트인의 평화적 시위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시위는 중국정부의 일관되지 못한 처신에 대한 티베트인의 반감에서 비롯되었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하여 티베트에 대한 유화적 조치를 취하다,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킨 후 태도를 돌변하였고, 최근에는 티베트망명정부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나라 운영은 모두 중국이 맡아라. 대신 티베트인들이 종교와 문화쪽만 자치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거듭 양보의 뜻을 천명했음에도 중국은 이마저도 거절했다.
자치를 허용하고 있다면서, 부분 자치마저 허용할 수 없다는 중국의 태도를 어떤 상식 있는 이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런 중국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하여 티베트인들이 ‘달라이 라마의 귀국을 허용하라’고 시위를 벌인 것은 너무도 정당한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지만, 우리는 중국이 이러한 주장을 할 만한 실질적이고 내용적인 조치들을 지난 수 십년간 취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 지구촌 모든 이들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에 대하여 개선된 점 하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하나의 중국만을 강조한다면 이야말로 힘으로 약소국을 정벌하겠다는 패권주의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UN은 속히 진상조사단을 티베트에 파견하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유엔총회와 안보리를 소집하여 티베트에서 자행된 학살의 진상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선량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인류애호의 보편적 가치를 UN이 나서 지킬 수 있도록 그 책무를 다해야 한다.
우리는 불교계를 비롯한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도 호소한다. 우리가 일제 치하 36년 암흑 같은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데는 국제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었음을 상기하여야 한다. 아무리 강대국이라 하여도 제국주의적 침략을 일삼거나 인권유린 세력을 지원하는 그런 나라에는 제대로 된 충언을 할 수 있어야 좋은 이웃이라 할 수 있다. 이야말로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기본중의 기본이 될 것이다.
중국정부에 진심으로 충언한다. 이미 세계는 촘촘한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과거처럼 다시 한번 반인륜적 잔인한 학살을 티베트에서 저지른다면, 그 진실이 감춰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중국은 지금이라도 티베트인들에 겨눈 총칼을 거두고, 과거의 야만을 사죄하라. 그조차 모르는 나라는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도 없음을 각성하라!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김동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