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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다 스님들은 하안거, 동안거를 한다. 하지만 출세간의 학문을 세속에서 배웠던 동국대 불교대학생들은 안거와 학기가 겹쳐 실제 수행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동국대 불교대학 커리큘럼이 약식 안거에 준하는 참선 수행을 겸하게 돼 명실상부한 선교겸수의 길이 열렸다.
안국선원(선원장 수불)과 동국대 불교대학(학장 혜원)은 3월 17일 동국대 불교대학장실에서 대학생 산학협동교육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동국대 불교대 학생 중 선포교사ㆍ선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원하는 학생은 방학을 이용해 1일 8시간씩, 1주간 40시간을 안국선원에서 수불 스님의 지도하에 수행을 하고 3학점을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학기 중 좌선 실습을 배우는 ‘선실수’ ‘간화선의 이해와 연습’ 등 과목이 있었지만 선원에서 정식으로 수행하며 학점을 이수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불교대학장 혜원 스님은 “수행 관련 현장 인턴십으로는 최초로 도입됐다. 이는 불교학과 선수행이 겸해지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앞으로 동국대 불교대학생들의 핸디캡이던 실참 부분이 이번 협약으로 해소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협약체결의 기대효과를 밝혔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도 “동국대가 수행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한 뒤, “이번 협약체결이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도록 선원과 학교가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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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학은 “이번 산학협동교육 프로그램을 불교대학생 뿐 아니라 동국대 전체 재학생들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또 “위빠사나 수행과 불교 외 수행 등도 이번 간화선 수행 협약처럼 실제 수행으로 접할 수 있는 협약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체결로 재학생들의 기대도 크다. 한 학생은 “불교를 학문으로 접하며 수행에 목말랐었다”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매우 고무적이다. 수행 프로그램을 마치고 선지도사 자격증을 받으면 취업도 할 수 있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이번 협약이 사찰과 종립학교가 상생하는 바람직한 모델의 태동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론과 실참을 겸비한 불교학의 동량들이 배출되려면 보다 많은 교계의 중지가 모아져야 한다는 것이 교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