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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시작된 티베트(시짱西藏 자치구)의 독립시위는 확인된 사망자만 30여명에 이르는 등 20년만에 최악의 유혈사태로 번졌다. 세계는 물론 중국내에서도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제2의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이번 시위 어떻게 시작됐나?
티베트 민중봉기 운동(달라이 라마 인도망명) 49주년 기념일인 3월 10일, 티베트와 세계 곳곳에서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평화시위가 시작됐다.
티베트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는 티베트까지의 평화행진인 ‘티베트로 돌아가는 행진(Return March to Tibet)’이 시작부터 인도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네팔 카트만두에서는 승려와 재가불자 1000여명이 티베트 독립을 외치며 중국대사관을 향하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타이완 등에서 티베트 독립의 구호와 함께 티베트 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는 드레풍 사원 승려 100여명이 포탈라 궁으로 향하는 평화행진 시위를 벌였다. 3월 11일에는 시위에 나선 세라 사원 승려 600여명을 진압하기 위해 중국 공안 2000여명이 투입되는 등 무력진압으로 유혈사태로 번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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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력진압 하는 중국 정부
지난 1959년 티베트 민중봉기 운동을 무력진압 해 10만여명의 인명을 살생했던 중국 정부가 1989년 시위진압에 이어 이번에도 강경대응에 나서 국제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시위 초기부터 강경진압에 나섰던 시짱 자치구 정부가 3월 15일 ‘인민전쟁’을 불사할 것을 선언했고, 이에 앞선 3월 14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주재한 중앙 정부 긴급회의에서도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현재 티베트는 라싸의 모든 사원이 폐쇄되고 통행이 금지된 채 무장한 공안과 인민군들이 시위대를 무력진압 중인 사실상 계엄상태다. 시내 곳곳은 화염에 휩싸였고 농기구와 돌 등으로 저항하는 시위대에게 중국 정부는 3월 17일까지 투항을 촉구했다.
무력진압에 대한 증언도 계속됐다.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며 진압해 많은 사람들이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갔다. 총소리까지 들렸다”는 현지 주민들의 말을 보도한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이 이어졌고, 티베트를 찾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시내 곳곳에 장갑차와 탱크가 배치되고 총 소리, 대포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도 했다.
이런 가운데 3월 15일 티베트 망명정부는 “확인된 사망자만 30여명, 사망 추정자까지 포함할 경우 100여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시위대 10명이 사망했고 경찰 1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 중국내 이어지는 티베트 독립시위
티베트 독립시위가 시짱 자치구 외 중국으로 번지고 있다. 시짱 자치구 인근 간쑤성 등에서도 티베트 불교 승려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AFP 통신은 영국 런던의 ‘티베트자유화캠페인’의 말을 인용해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서 3000~4000명의 티베트인 승려들이 티베트 독립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여한 티베트인의 말을 인용해 칭하이성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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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사회, 티베트 유혈사태에 분노
티베트의 독립시위에 중국정부의 무력진압이 그치지 않자 3월 15일에는 미국 뉴욕 UN본부 앞에서 티베트 독립 지지자 50여명이 “티베트는 정의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중국은 티베트인 살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호주에서도 시드니 주재 중국 총영사관 밖에서 티베트 독립 지지시위가 열렸다. 대만의 ‘티베트인의 친구’도 “총과 탱크를 앞세운 인민해방군이 시위를 진압하고 사원을 장악했다”는 현지 티베트인과의 전화통화를 전하며 대만 정부가 중국에 티베트 탄압 중단 요구를 하도록 촉구했다.
UN 등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중국 정부에 유혈진압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루이즈 아버 UN 인권 고등판무관(OHCHR)은 중국 정부에 “과도한 무력이 동원되지 않도록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제인권기구인 국제앰네스티(AI)는 티베트 사태에 대한 UN 차원의 독자적 조사를 주문했다. 미국과 호주, EU 등도 평화적인 사태해결을 중국 정부에 촉구하며 유혈진압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일본과 인도도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의 직접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국제 사회의 요구에 따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전망은 후진타오 집권 2기 출범초기로 후 주석 지도력의 시험대라는 점, 뿐만 아니라 후진타오 주석은 1989년 티베트 시위 당시 서기로 강경진압을 현장지휘 했고 그로인해 현재 주석에까지 올랐다는 그의 성향도 한몫한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티베트 독립 요구에 온건대응 할 경우 56개 소수민족으로 이뤄진 중국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티베트에 더 많은 피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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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는?
티베트는 7세기 초 국가형성 이후, 원나라와 청나라를 제외하고는 줄곧 독립적인 국가형태를 유지해왔다. 1951년 군대를 동원한 마오쩌둥에 의해 중국에 강제합병 됐다. 강제합병 이후 티베트의 분리독립 요구는 현재까지 계속돼왔다. 1959년 대대적인 민중 봉기가 있었지만, 10만여명의 티베트인이 숨지고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끝에야 진정됐다.
1960년 문화대혁명에 의해 수천개였던 사찰이 13개만 남기고 모두 파괴됐다.
이후 중국 정부는 1986년 덩샤오핑의 지시에 따라 중국 사회과학원이 서남공정(西南工程)을 주도해 티베트의 역사지우기에 나섰다. 이는 중국이 현재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전신에 해당한다. 서남공정으로 티베트인의 역사를 왜곡함과 동시에 중국정부는 한(漢)족의 티벳 이민정책을 펼치고 칭짱철도를 개통시켜 티베트에의 한족 유입을 가속화시켰다. 그 결과 현재는 티베트 내의 한족이 티베트민족 수를 앞지르게 됐다. 또 중국정부는 지난 1995년 달라이 라마가 임명한 겐둔 초에기 니이마를 감금하고, 제11대 판첸라마로 기알첸 노르부를 임명하는 등 티베트인의 정신을 왜곡해왔다. 한편 기알첸 노르부는 이번 독립시위에도 중국 정부를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현재 중국내 티베트족은 550여만 명으로 시짱 자치구 외 칭하이ㆍ간쑤ㆍ윈난성 등에 살고 있으며, 인도로 망명한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미국, 독일 등 전세계로 흩어진 티베트 승려들이 독립을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