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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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종교편향은 오해ㆍ최선 다할 것”
김병국 청와대불자회장 지관 스님 예방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신임 청와대불자회장으로 선출된 김병국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의 예방을 받고 팔만대장경판 모형을 선물했다. 사진=박재완 기자

신임 청와대불자회장으로 선출된 김병국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3월 12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했다.

지관 스님은 “공직에 나서 바쁜데도 큰 직책을 맡았다”며 “앞으로 열심히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불교에 대해서는 ‘가방 끈이 짧은’ 불자지만 독실한 불자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신심(信心)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하지만 청불회 활동을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인 김 회장은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에서 정치학 석ㆍ박사를 졸업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미국 내 한반도전문가들과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법명은 능인선원장 지광 스님에게 받은 정천(淨川).

이 자리에 배석한 기획실장 승원 스님은 “청불회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우려의 시각도 있다”며 “총무원 부실장 스님들도 청불회 법회 등을 적극 지원하자고 결의한 만큼 불자회의 틀이 잡히는 대로 같이 신행활동을 펼쳐 나가자”는 뜻을 밝혔다. 사서실장 심경 스님도 “야외법회나 사찰순례 등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지원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국 총무원장 종책특별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부처님오신날 전인 4월 중순이나 말쯤 조계사에서 창립법회를 봉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청와대 내에 박재완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과 김은혜 제1부대변인 등 불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개인적으로 감투 욕심은 별로 없지만, 청불회 회장이라는 자리는 제가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말로 청불회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김병국 신임 청와대불자회장. 사진=박재완 기자


다음은 예방 후 열린 기자회견 일문일답.

Q: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한나라당과 불교계에 19개 공약을 제시했다. 공약의 이행 여부에 불자들의 관심이 높은데, 청불회장으로서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
A: 제가 맡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라는 직책은 문화적인 것과는 영역이 다른 분야다. 청불회장으로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로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는 불교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선 공약을 실천하는 일은 청불회 회장으로서보다 수석으로서 접근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Q: 취임 이후 인사 과정에서 종교편향적이고 불교계가 소외됐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며 어떻게 풀어나갈 예정인가?
A: 제가 수석으로 임명될 때 종교가 무엇인가를 대통령이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고, 고려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국정을 이끌어 나갈 때 가장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고려해서 인사를 진행했다고 생각한다. 인사에 종교적 편향이 있다는 비판과 보도는 알고 있지만 실제 2월 10일 내정 후 수석으로 일하면서 불자라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른 오해이며,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해도 대통령이 시정해 나가리라 믿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있어 종교에 얽매여 인사나 정책을 집행할 분이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

Q: 불교와의 인연은?
A: 나는 스스로 ‘가방 끈이 짧은 불자’라 생각한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여러 사찰을 다녔다. 불자가 되려고 마음먹고 된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런 분위기에서 크면서 자연스럽게 불자가 된 것이다. 사찰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깨끗해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금강경>을 다 읽었다 말할 수도 없고, 불교공부를 열심히 했다고도 말할 수 없다. 불교에 대한 배움의 끈은 짧지만 불심(佛心)은 있다고 생각한다.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할 때 유학을 온 한국 스님이 제게 “어느 절에 다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저는 “차를 타고 가다 절이 있으면 내려서 주머니에 있는 것 모두 시주하고 다시 출발한다”고 답했다. 내소사와 백양사, 영주 부석사 등에는 자주 갔지만 현재 특정한 사찰보다는 마음 내키는 곳, 가고 싶은 곳에 찾아가는 편이다.

Q: 앞으로 청불회 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A: 우선 불교계의 우려와 걱정을 잘 파악하고 청와대 뿐 아니라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를 전달할 것이다. 정치적인 목적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자회원들을 자주 만나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마음이 깨끗해지지 않겠나 생각한다. 불자들과 불교계에 누가 되지 않고 피해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저 개인적으로도 떳떳할 수 있도록 활동할 것이다.

Q: 청불회 회장을 자원했다고 하던데?
A: 자원한 것이 아니라 빼앗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웃음) 박재완 정무수석이 청불회 회장을 자원했는데, 박 수석이 법명이 없다고 해서 제가 더 적임자라 생각해 맡겠다고 한 것이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8-03-12 오후 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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