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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喜壽)를 맞은 77세 네팔인 민 바하두르 셰르찬씨가 5월 중순 에베레스트 등정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한국-네팔 프렌드쉽 협회(회장 수경)의 도움으로 방한한 셰르찬씨는 1931년생. 1948년부터 5년간 영국군 용병(구르카)으로 말레이시아에서 복무했다. 이후 네팔로 돌아와 사과농사를 짓던 그는 1960년 스위스 원정대를 따라 다왈라기리(해발 8167m) 등정에 셰르파(길잡이)로 참여하면서 히말라야에 오르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네팔을 동서로 20일간 208km를 완주했고, 이후 네팔 북부 193km를 9일 동안 횡단하는 기록도 세웠다. 2006년 9월 나야강가(해발 5844m)를 산소통 없이 등정하는 등 평소에도 산행을 쉬지 않고 노익장을 과시하던 그다. 그런 셰르찬씨지만 젊은 사람도 힘들다는 에베레스트에 오르겠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국 네팔의 분쟁으로 이웃들이 고통 겪는 것이 가슴 아팠다”는 그는 “노인도 젊은이 못지않게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평화 메세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77세 노인의 에베레스트 등정과 세계평화를 향한 서원에 많은 이들이 뜻을 함께 모았다. ‘2008년 77세 네팔 노인의 에베레스트 등정(SECEE)’ 프로젝트가 결성돼 램 진다지 구룽 회장(네팔-말레이시아 문화협회)과 난다 바하두르 싱 교수(네팔 트리부반대) 등이 실무와 후원을 맡아 후원금을 모았다. 2004년 8시간 10분 만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최단시간 등정 기록을 갖고 있는 펨바 도르제씨가 등정팀의 리더로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밤 라와띠 운영위원장(한국-네팔 프렌드쉽 협회)가 후원을 돕는다. 라와띠 위원장은 “에베레스트 등정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문화관광부, 화계사 신도회 등에서 도움을 줬고, 한국에 있는 네팔인들도 작게나마 뜻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정기록은 일본인 야나기사와 카츠스케(71세)가 2007년 세운 것으로, 셰르찬씨가 5월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면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자가 돼 기네스북에 남게 된다. 셰르찬씨는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에베레스트 정상에 후원자 명단을 남길 예정이다. 세계 최고 높이의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나면 그는 무엇을 할까?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지 않냐”며 웃음을 보인 셰르찬씨는, “후원금을 모아 노인복지시설을 지어 이웃을 돕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02)986-2857, www.mteverest2008.org.np, 후원계좌: 신한은행 110-224-479971 예금주: BOGA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