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리는 ‘부처님 마음과 생명의 눈으로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참회ㆍ정진법회’는 봉암사(주지 함현)와 생명의 강지키기 불교행동, 종교환경회의 순례단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봉암사는 앞서 발표한 법회 취지문을 통해 “한반도대운하 건설로 위기에 처한 우리 국토와, 우리 국토의 모든 생명과, 우리 국민의 평화로운 삶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생명과 평화의 기도법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법회는 운문사 승가대학 스님들의 참회 발언문 낭독, 함현 스님의 인사말, 법등 스님(조계종 호계원장)과 정관 스님(봉암사 선원장)의 격려사, 김지하 시인의 인사말, 월주 스님(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법어, 수경 스님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께 드리는 글’ 낭독순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봉암사 법회 취지문.
우리의 기도는, 생명의 평화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원을 세우는 일입니다 |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살생을 하면 단명(短命)과 다병(多病)의 과보를 받는다 했습니다. 대운하 건설은 이 땅에 깃들어 사는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갈 무자비한 살상의 업을 짓는 일입니다. 불살생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불제자의 참회와 기도로, 우리 국토와 우리 국토의 생명줄인 강을 지켜 냅시다.
부처님께서는 "만족을 아는 것이 제일의 부(知足第一富)"라고 했습니다. 대운하 건설은 일부 정치권력의 탐욕으로 나라의 ''경제와 환경''을 파탄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하는 미망의 기획입니다. 불제자의 참회와 기도로, 욕망과 경쟁과 파괴의 문화를 공존과 돌봄의 문화로 돌려놓읍시다. 부처님께서는 대중의 화합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근본이라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도 생략한 채 오로지 경제가치 만을 외치며, 대국민 협박에 가까운 경제 논리로 국론을 양극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불제자의 참회와 기도로, 우리 사회가 인간적 품위를 포기한 무한 경쟁의 아수라장으로 변해 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진정한 국태민안(國泰民安)은 국토의 안녕과 국민의 평화로운 삶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우순풍조(雨順風調)는 자연이 자연의 원칙에 따라 존재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입니다. 불제자의 참회와 기도로, 진정한 국태민안을 이루어 냅시다. 현대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은 불교라는 불자의 자부심이 말의 유희가 아님을 실천으로 보여야 할 때입니다. 현대문명의 위기는 ''물질문명의 위기이자 욕망의 위기, 소비문명의 위기''입니다. 불제자의 참회와 기도로, 사회적 탐욕의 불을 꺼야 합니다. 그 것만이 현대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근본적인 대안입니다. 부처님이 돌아앉을 세상을 지켜보기만 하면서 ''동체대비''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과 무관한 깨달음, 세속을 떠난 해탈은 허구입니다. 불자이기 전에 인간적인 자기기만입니다. 불제자의 참회와 기도로, 진정 이 세상을 사람다운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 갑시다. 우리의 기도는 단순히 대운하를 반대하는 차원을 넘어서야 합니다. 불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드는 일이요, 민주적 가치와 자연의 질서를 수호하는 일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원을 세우는 일이어야 합니다. 불살생의 계율을 따르는 불제자로서 위기에 처한 백두대간과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유정무정의 생명들을 위해 우리 모두의 신심을 모으고 모아 이번 봉암사 결사에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맑은 덕과 지혜를 지니신 스님들과 불제자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