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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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는 변신 중”
새로운 숲 가꾸기 사업 진행 중
속이 텅빈 벌목된 도토리 나무
속이 썩어 텅텅 비어 있던 도토리 나무가 교통사고를 유발해 많은 사람들을 사고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었다. 일 년에 20여 차례 이상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일으키던 도토리 나무는 통도사 경내 청류교 앞 도로 한 가운데 버티고 서있었다. 대형 관광버스 전용 솔밭 주차장 바로 앞에 위치한 문제의 나무는 차가 달리는 도로 위에 있어 대형 버스 운전자들의 고충거리였다. 이런 고민거리가 최근 해결됐다. 통도사 측에서 벌목한 것이다.

양산시에서 택시 운송업을 하는 김병갑(35)씨는 “통도사를 찾는 손님을 모시고 올 때 마다 그 나무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다”며 “특히 밤에는 어두운 경내라 사고의 위험이 더욱 컸었다”고 나무를 벌목한 것에 대해 잘한 일이라 거듭 강조했다.

양산 통도사(주지 정우)는 현재 숲 가꾸기 행사를 진행 중이다. 섞은 도토리나무 벌목은 그 사업의 일환으로 이미 안은 다 섞어 더 이상 클 수 없는 나무였기에 벌목했다고 통도사는 밝힌다. 통도사의 숲 가꾸기는 오래된 노송의 정취도 살리고 생장도 돕고자 진행하는 식목사업이다.

통도사 경내는 숲 가꾸기가 한창 진행 중이다.
통도사 사회국장 진응 스님은 “현재 통도사에 있는 노송들은 단순한 소나무가 아니라 민족의 상흔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 무렵, 일제의 소나무 수탈이 극심한 1920년대 후반 통도사에서도 소나무 수탈이 시작됐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 당시 구하 스님은 친일파라는 오명을 감내하면서 통도사 주변의 나무를 지켜냈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지킨 나무들은 훗날 동국대의 전신 혜화전문학교 설립 기금으로 사용됐으며 마산, 양산, 울산, 창녕 등 각 지역의 포교당과 보광중학교를 위해 기부됐다. 구하 스님은 전쟁을 위한 재원을 포교와 교육 사업을 위한 재원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통도사 숲 가꾸기는 큰스님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노송들의 성장을 돕고 왜식이 짙은 나무를 제거하여 우리나라의 전통 묘목을 심는 청정사업입니다. 하지만 겨울이라 휑한 느낌이 많고 눈에 익숙했던 나무들이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우려와 걱정을 하지요. 현재 숲 가꾸기 행사는 3개월 동안 진행 중입니다. 왜색이 짙던 나무들 50그루 정도를 베어 냈고 약 150그루를 심고 있습니다. 모두 한국 순수 종으로 참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 소나무, 단풍나무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나무들이지요.”

진응 스님은 숲 가꾸기 사업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통도사 불교도서관 앞에는 조경사들의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방문객들의 발자국 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올봄 왕벚나무의 흐드러진 하얀 빛깔과 함께 잔디 아래에서 쉼을 즐기고 있을 불자들의 평화로운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하성미 기자 | hdbp@hanmail.net
2008-03-04 오후 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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