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6.1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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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진신, 2552년만에 고향땅 밟았다
108산사 순례기도회, 네팔 룸비니서 세계평화기원 부처님 사리이운 법회 열어

매월 5000여 불자가 한꺼번에 전국의 산사를 찾아가 기도와 농촌 직거래 장터 등으로 화제를 뿌려온 ‘108산사 순례회’가 2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네팔을 방문했다. 기도와 봉사의 영역을 해외로 확대한 것이다.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부처님 탄생지인 룸비니 동산에서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시고 법회를 봉행하는 것이다. 또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에서 개교를 앞둔 선혜학교 현판식 참석도 방문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006년 9월 첫 순례 이래 ‘108산사 순례회’가 해외에서 행사를 여는 것은 처음이라 출발 전부터 국내는 물론 네팔 현지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전세기로 7시간에 걸쳐 인천에서 네팔로 날아간 300여명의 108 순례기도회원들은 첫날(23일) 카투만두에 도착하자마자 선혜학교로 달려갔다. 네팔에 초등 교육시설이 부족한 것을 안 선묵혜자 스님이 108명의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보금자리다.

현판식에서 람하리 조쉬 선혜학교 초대교장(前 네팔 교육부장관·72)은 “네팔의 미래가 바로 이어린이들의 질높은 교육에 달려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학교 개원은 네팔로서는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이번 학교 개원은 한국과 네팔, 두 나라 사이의 친교에 굳건한 다리가 되리라 믿는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내달부터 108순례 기도회는 매월 300여 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개원식에 이어 크라운 플라자 솔티 호텔 만찬장에서는 네팔 정부의 환영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그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네팔 수상(87)은 축사를 통해 “현재 네팔은 과거 갈등의 시기를 지나 결연히 앞으로 나아가려는 평화의 시점에 와 있다”며 “이번 108산사 순례기도회원들의 방문은 네팔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자비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인사말에 이어 코이랄라 수상은 108산사 기도순례회 회주인 선묵혜자 스님(도선사 주지)에게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평화훈장을 수여했다. 이날 공식 만찬 행사에는 수바스 넴방 국회의장을 비롯해 촉기 님마 링포체, 사하나프라단 외무부장관 등 20여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또한 이날 행사 장면은 네팔 국영TV 뉴스와 신문에 보도되는 등 다수 현지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음날(24일) 새벽 카투만두에서 버스로 10여 시간을 달려 룸비니로 이동한 순례단은 한국절인 대성석가사에 여장을 푼 뒤 밤 9시부터 ‘세계평화염원 촛불법회’를 룸비니동산에서 봉행했다. 룸비니 성지는 넓은 구역을 공원화해 정리해놓았는데 주변에는 세계 불교국가에서 세운 30여 사원들이 있다.

법회 장소는 마야부인이 룸비니동산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산기를 느껴 출산을 하고 몸을 씻었다는 연못이었다. 순례 회원들은 깨끗이 정리해 놓은 사각형 연못에 1m 간격으로 촛불을 세워놓고 <반야심경> 등을 독경하며 세계평화를 간절히 발원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사 회주 자광 스님은 법문을 통해 “오늘 우리 앞에 켜져 있는 수많은 촛불들이 뿜어내는 이 빛들은 자비광명의 화신”이라며 “온 우주의 시방세계로 퍼져 평화의 기운이 곳곳에 정착돼 이 사바세계가 불국토로 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회를 지켜본 김점례 보살(62)은 “너무 감격스럽다. 60평생 이렇게 장엄한 광경은 처음이다. 부처님이 태어나신 이 역사적인 현장에서 우리가 발원한 평화의 목소리들이 세계 각국의 분쟁지역에 전달돼 싸움이 그쳤으면 좋겠다”며 감정에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이번 순례의 하이라이트는 셋째날(25일) 부처님 진신 이운 법회였다. 붉은 색건물을 지어 당대 건축의 잔해를 보존하고 있는 부처님 탄생지에 인도 쿠시나가르(열반지)에서 이운된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셔 놓고 혜자 스님의 집전으로 법회를 봉행했다.

혜자 스님은 “이번 진신사리는 지난 1월 쿠시나가르 열반당 주지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라며 “생전에 고향인 이곳 룸비니를 항상 그리워하셨던 부처님 진신을 탄생지로 모신 것은 부처님 열반 이후 세계불교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는 말을 현지인들에게 들었다”고 자부심을 피력했다.

이운 법회 후에는 룸비니동산 근처 특설무대에서 네팔불교도연합회와 지역 주민 등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네팔 합동 법회를 봉행했다.

카투만두서 격려차 법회에 참석한 사하나 외무부장관은 “이 행사를 통해 두 나라 불자들은 부처님 제자라는 형제의식을 공유하고 불교문화 교류를 통해 더욱 두 나라의 친교가 두터워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법회가 끝난 뒤 순례기도 회원들은 도시락과 양말 등 물품 5000여개를 현지인들에게 나눠줘 호응을 받았다.

이외에도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네팔 제2의 도시 포가라에서 설산 및 방생법회를, 네팔 최고의 사원인 카투만두 스와얌부사원에서는 합동법회를 진행하는 등 다수의 법회를 봉행했다. 모두가 한국과 네팔을 비롯해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자는 것이 이 법회들의 주제였다.


이번 순례에서는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낸 가슴 뭉클한 행사도 있었다. 2월 15일 충남 마곡사에서 열린 ‘108산사 순례 기도회 농촌여성 결혼 이민자 108인연 맺기 행사’서 인연을 맺은 네팔의 두완사리따(35·여)씨가 양어머니인 순례기도회원 이연수 보살(70)과 함께 네팔 친정 부모를 상봉하는 장면이었다. 2004년 공주로 시집온 이후 고향 방문은 처음이라는 두완사리따씨는 친정어머니를 만나자마자 “한국에서 인연 맺은 양어머니의 보살핌으로 편안하게 잘 지낸다. 울지 말라”고 말해 행사장 분위기를 잠시 숙연하게 했다.

이 광경을 지켜 본 선묵 혜자 스님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늘 참 보람을 느낀다”며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어려운 이들에게 인연을 통해 삶의 희망을 주는 108인연 맺기는 불교의 실천행을 가장 잘 행하는 일로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내달부터는 쿠시나가라에서 이운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여법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덧붙였다.

한편 이번 순례에는 혜자 스님, 김용사 회주 자광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동광 스님, 안동 봉황사 주지 보인 스님, 경국사 주지 정산 스님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네팔=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8-02-29 오후 5:08:00
 
한마디
하나마나 자광스님은 김용사 회주가 아닙니다...확실히 알아보시길....
(2008-03-03 오후 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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