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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잎차를 마신 후 건강이 놀랄 만큼 좋아졌습니다” 경남 합천 유잠산 기슭에 자리한 참선마을 금강선원 주지 초중 스님은 뽕잎차 예찬론자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스님은 뽕잎이 몸에 좋다는 소리에 유잠산 주위에 가득한 야생뽕나무로 손수 뽕잎차를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뽕잎차를 마신 후 혈압 등이 정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그 흔한 고뿔도 한번 걸린 적 없다”는 스님은 가족 모두가 마실 수 있는 건강 약차로 뽕잎차를 적극 추천했다.
입춘이 지났어도 공기가 여전히 차다. 얼마 전 기상청에서는 2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봄꽃 구경도 늦는다고 했다. 찬바람이 여전하고 일교차는 큰 간절기라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주의가 요망되는 요즘, 혈압ㆍ당뇨 등 성인병에 도움을 주지만 일반에게는 다소 생소한 뽕잎차를 소개한다.
# 뽕잎의 성분과 효능
비단을 토해내는 누에가 뽕잎만 먹고 살 만큼 뽕잎에는 단백질이 많다. 식물 중에는 콩 다음으로 단백질이 많다고 한다. 또 뽕잎에는 녹차의 4배에 해당하는 식이섬유와 시금치의 50배에 해당하는 칼슘, 무우의 160배에 해당하는 철분이 들어 있다. 기타 다량의 아미노산과 미네랄도 함유한다. 특히 혈압강화 및 신경전달 성분인 가바(GAVA)과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고 뇌출혈 등에서 생기는 장해와 출혈성 질환에 좋은 루틴(rutin)성분은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효과가 있다. 또 혈당을 떨어뜨리는 모란에이(MoranA) 성분은 당뇨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때문에 뽕잎은 감기는 물론 다이어트,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변비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성인병의 종합 예방제로 불린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는 잎을 비롯해 뽕나무 전체가 약재로써 쓰임이 많다고 적고 있다. <신선복식방>에는 “4월 뽕잎이 무성할 때에 잎을 채취해 그늘에 말린다. 10월 서리가 내린 후 가지에 붙어 있는 잎은 ´신선약´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한다. 이것을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봄에 딴 것과 함께 가루를 내어 환을 짓거나 가루로 먹는다”고 기록돼 있다.
소중한몸 한의원 여동현 원장은 “뽕잎은 찬 성질과 달고 쓴 맛이 있다. 간을 깨끗이 하고, 눈을 밝게 해준다. 찬 성질은 혈압을 내리는데 좋고, 해열 등에 도움을 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마시기에 좋다”고 말한다.
# 사찰에서 만든 뽕잎차
12세기 일본, 영서 스님은 일본에 다도를 유행시킨 인물이다. 스님은 저서 <끽다양생기>에는 뽕잎차를 “선약(仙藥)중 제일 귀중한 선약”이라 묘사했다. 한국 사찰에서는 어떻게 했을까? 문헌은 찾을 수 없지만 현재 산사의 법향을 가득 담아 뽕잎차를 직접 만드는 곳이 있다. 문경 대승사와 합천 금강선원이 대표적이다.
문경은 예로부터 뽕나무가 많은 곳이었다. 대승사 탄공 스님은 “사람들이 오면 빈손으로 보내기가 어색해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도 대부분 그냥 선물로 보시한다”고 말했다. 뽕잎차를 만들 때 9번씩 덖는다는 탄공 스님은 “반드시 식힌 후 유념(비비는 과정)한다. 그래야 차가 잘 풀리지 않고 냉한 기운도 없어진다”면서 담백하고 맑으며, 마시면 단침이 생기는 것이 대승사 뽕잎차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통도사 말사인 금강선원의 뒷산은 이름부터가 유잠산으로 사찰 주위가 온통 뽕밭이다. 고구마 스님으로 더 잘 알려진 초중 스님은 “처음 주위 스님과 신도들에게 보시 차원에서 시작됐던 것이, 불사에 시주해 준 분들에 대한 감사 표시로 전하면서 한해 400~500통으로 생산량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초중 스님은 “금강선원에서 만든 뽕잎차는 첫서리 맞고 난 다음 채취한 야생뽕나무만으로 구증구포를 거쳤다. 때문에 물에 오래 우려도 비린내, 떫은 맛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뽕잎차에 거부감 있던 이들도 즐겨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초중 스님이 말하는 ‘첫서리 맞고 난 뽕잎’은 예로부터 ‘겨울뽕잎(冬桑葉)’, 또는 ‘상상엽(霜桑葉)’이라 해 약효를 으뜸으로 쳤다.
# 뽕잎차 효과적으로 마시는 법
5인 기준으로 다관에 뽕잎차를 3~4g 정도 넣고 70도 이상의 끓인 물을 부어 30초쯤 우려 마시면 좋다. 개인별로 차를 낼 때는 찻잔에 1~2g 정도 띄워서 우려 마신다. 5~6번 이상 반복해서 우려낼 수 있다. 찬물에 냉차로 마셔도 좋다.
# 뽕잎차 이렇게도 써요
썰은 뽕잎을 꿀물에 개어 먹기도 한다.
뽕잎을 따서 말렸다가 나물로 먹거나 데쳐서 쌈으로 먹기도 한다.
뽕잎을 달여 졸인 물은 수술 자리와 화농성 고름 등을 빨리 아물게 돕는다.
썰은 뽕잎에 검은콩과 쌀을 넣고 끓인 뽕잎죽은 당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뽕잎 우린 물로 머리를 감고 두피마사지를 하면 탈모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 뽕잎차 구하는 곳
웰빙 열풍을 타고 양잠협회, 식음료회사 등 여러 곳에서 뽕잎차 제품이 출시됐다. 대승사에서 만든 뽕잎차는 보물창고(02-2261-0255)에서, 금강선원의 뽕잎차는 전화(055-931-9590)와 인터넷(ggzen.or.kr)으로 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