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 > 오피니언 > 사설
해제, 또 다른 출발일 뿐
전국의 선원에서 동안거에 들었던 2000여 출가 대중과 재가불자들이 2월 21일 정월보름을 맞아 안거를 해제했다. 작년 10월 15일(음력) 각자의 화두를 품고 안거에 들었던 수행자들이 얼음 풀리는 계곡을 따라 만행을 나선 것이다.

여름과 겨울에 이루어지는 안거수행의 전통은 참으로 아름답고 숭고하다. 불교가 수행의 종교라 불리는 것도 바로 안거의 전통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정한 장소에 일정기간동안 대중이 모여 정해진 규율에 따라 생활하며 수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개인의 의사가 존중되는 사회에서의 집단생활은 ‘자기 버림’이 없이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불교는 끝없이 자기를 버리고 비울 것을 가르치는 종교가 아닌가? 그래서 신행의 종교이기보다는 수행의 종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안거의 전통은 불교가 가르치는 가장 근본적인 덕목, 다시 말해 자기를 비우고 버리라는 가르침을 훈습하고 체화하기에 꼭 맞는 수행방법이다. 물론 결제와 해제라는 개념은 하나의 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수행자는 형식으로써의 결제와 해제에 구애받지 않는다. 다만 숨 쉬는 매 순간 수행자로서의 ‘갈망’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견성성불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야 하는 수행자에게 해제 날은 또 다른 수행의 길을 나서는 날일뿐이다.

그래서 방장 조실스님들은 한 결 같이 결재와 해제를 초월해 자기의 근본을 닦으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출가 수행자건 재가불자건 하루하루가 매일 수행하고 정진하는 날이 되길 바란다.
2008-02-25 오전 9:36: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