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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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 필요하다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복지현장을 달리는 사람들-봉사자 김용철씨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마다 달려가는 봉사자 김용철씨.

언젠가부터 복지현장에 가면 불교계 봉사자들의 활동이 꾸준히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들 봉사자들의 주축은 아무래도 50대 주부들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든 꼭 나타나는 ‘짱가’와 같은 남자 봉사자가 있다. 그는 바로 김용철(50)씨다. 김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씨를 만난 곳은 불교환경연대 사무실이었다. 그를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소속 봉사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불교환경연대에서는 봉사단 단장을 맡을 계획이라 한다.

“제가 원래 환경 쪽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 집에 없는 게 몇 가지 있어요. 조미료, 흰설탕, 샴푸, 세제 이런 거 안 써요.”

환경을 사랑한다는 그는 요즘 태안 기름유출 사건 때문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부터 현장에 쫓아가 기름띠 제거에 효과적인 물질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던 그다. 어떤 재질이 기름을 잘 흡수하는지 테스트 하고, 천연 효소로 기름때를 녹여낼 방법이 있나 고민하고. 요즘도 그는 별 일이 없는 한 일요일 마다 태안으로 달려간다.

김씨는 봉사하는 데 있어 머무름이 없다. 누군가 자신이 필요하다면 곧바로 달려가니 말이다. 개신교니 천주교니 하는 종교의 차이도 조계종이니 아니니 하는 종단의 차이도 그에게는 의미가 없다.

“시간 되면 다 가서 해주려고 생각합니다. 내 손이 필요하다는데요.”

그가 처음 봉사활동에 눈을 뜬 것은 부천 석왕사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부터였다. 어느 해인가 새해를 맞으며 보성 스님이 “내 가족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아보라”고 법어한 것이 그의 가슴에 와 닿았다. 그 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정진’팀, 희망의 러브하우스, 환경운동연합 등 몇 군데 단체에 꾸준히 나가면서 자신의 봉사활동 지평을 넓히게 됐단다.

활동 이력만 봐도 알 수 있듯 김씨는 무척 부지런하다. 사회복지재단 봉사자 교육은 물론이고 이런저런 교육까지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할 줄 아는 것도, 기술도 무궁무진하다. 집짓는 기술에 물 정화 기술까지 갖추고 있는 김씨, 이렇게 부지런하고 정보 수집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김 씨는 “시간을 잘 쪼개 쓰면 어떤 일이든 다 할 수 있다”면서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뭐든 도전해보는 것이 도리”라고 힘주어 말한다.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의 그는 원예도 좋아한단다. 고등학교 때는 온 동네 마당을 제집처럼 화단으로 꾸미기도 했단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지붕까지 화단으로 이었다고.

“사실 농고ㆍ농대에 진학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뜻을 이룰 수 없었어요. 요즘 그래서 준비하는 것이 있어요.”

그는 현재 사는 집을 정리하고 귀농을 준비 중이다. 터 잡기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기는 하지만 귀농은 그에게 있어 평생소원이자 숙원이다. 그렇다고 개인적 욕심으로만 귀농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시골에 터를 잡고 제 손으로 집을 지을 겁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이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터전으로 꾸며보려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발마사지 기술 등을 총 동원해 누가 와도 좋은 마음으로 쉬어갈 수 있는 시골집을 만들겠습니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2-19 오후 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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