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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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엮은 쉬운 불교책 계속 낼 터"
불서를 만드는 사람들-도서출판 솔바람
도서출판 솔바람에서 불서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사진 오른쪽 두 번째 동출 스님과 솔바람 식구들.

솔바람. 이름에서 향기가 난다. 언제나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킬 것 같은 느낌. 불서 만드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랴. 어떤 일이라도 마찬가지지만 한 자리에서 20년 동안 불서를 만들어왔다면 솔향기가 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도서출판 솔바람(대표 동출, 이하 솔바람)은 서울 종로 한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들어서자 솔바람 대표 동출 스님이 기자를 맞아준다. 스님의 출판경력도 솔바람과 함께 20년을 맞았다.

출판사의 성격은 거의 출판사 대표나 편집장에 의해 결정된다. 동출 스님 하면, 종단 내외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스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틈틈이 사찰문화연구원 등에서 일하는 불교계 자원활동가들을 지원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스님이 만들어 내는 것은 어떤 책일까.

지금까지 출간한 책을 살펴보니 만화책만 약 5권이다. 솔바람이 1989년 사업자등록을 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출판사업에 뛰어 든 것은 불과 2~3년이다. 그렇게 보면 적지 않은 책이 만화로 출간됐다. 스님은 솔직하게 “만화가 경쟁력 있다”고 말한다. 즉 다른 불교출판사에서 쉬 건드리지 못하는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만화 작가들에게 인세를 많이 주고 출판해주고자 하는 마음이란다.

“만화가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제대로 하려면 6개월~1년까지 걸립니다. 이 기간 동안 마음 놓고 제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지요.”

그래서 앞으로도 만화로 엮은 쉬운 불교책을 약 20~30권 정도 낼 계획이라 한다. 특히 지난해 10월 1권이 나왔던 <부처님 생애>의 경우 현재 2ㆍ3권 원고를 받아 작업 중이며 올해 안에 4권까지 내는 것이 목표라 한다.

만화 이외에 스님에게 의미 있는 책을 꼽아 달라 부탁하니 우선 10권으로 엮어낸 <불교설법전서>를 보여준다. <불교설법전서>는 행사설법, 교리법문설법 등을 항목별로 분류해서 발간한 책이다. 정리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주로 스님이나 법사들이 법문을 할 때 이 책을 많이 참고한다며 솔바람의 ‘효자’로 꼽았다.

반면 출판은 됐으나 스님이 아쉽게 생각하는 책도 있다. 번역서인 <배낭 속의 부처>다. 이 책의 경우 10대가 겪는 사랑과 성, 공부 등의 현실적 문제에 관해 고리타분한 법문이 아니라 진짜 현실적인 대답을 해주는데 생각보다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스님은 이 책을 다시 디자인해서 출판 시장에 내놓을 생각이라 한다.

동출 스님과 이야기 하다 보니 솔바람은 아주 현실적인 출판사라는 것이 느껴진다. 이는 스님의 명함을 봐도 알 수 있다. ‘솔바람 대표’라는 직함 앞에 ‘설법연구원’이라는 이름도 함께 기재돼 있다. 솔바람과 설법연구원 모두 동출 스님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곳 모두 간행물을 만들지만 약간 성격이 다르다. 솔바람에서는 단행본 서적을 주로 만들어 낸다면 설법연구원에서는 <설법>지를 펴내면서 각 사찰의 사보(寺報)를 제작한다. 즉, 단행본만 제작하기 어려운 불교계 출판 현실 속에서 매달 펴내는 <설법>지를 기본으로 한 사보 외주 제작을 함으로써 출판사 수익을 내는 것은 물론 솔바람과 설법연구원 모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은 힘들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사람’밖에 없다. 스님도 솔바람의 힘을 직원들과 스님이 서로 신뢰하는데 있다고 믿는다. 그러다 보니 이직률도 낮아 직원들이 연차 6~7년은 기본이다. 그래도 조금은 어렵지 않을까 싶어 김용란 편집장에게 힘든 일은 없냐고 슬쩍 물어봤다.

김 편집장은 “불교출판 기획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한다. 불교를 좀 더 잘 알릴 방법이 없을까 요즘 많이 생각한단다. 그러면서도 김 편집장의 표정이 밝다. 이유가 있었다.

“불서를 만들다 보니 저도 모르게 가랑비에 옷 젖듯 불법 속에 들어가게 돼요. 불서 출판사에 일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문득문득 느낍니다.”

출판사는 책을 만들기 위해 태어난다. 책을 만드는 데는 종이, 잉크 등의 물질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사람의 땀이다. 땀 흘려 만든 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신뢰가 있고 불서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출판사, 앞날이 밝지 않을까.

<도서출판 솔바람 도서 BEST 20>

순위 책이름 저자 출판년도
1 불교설법전서(전 10권) 사찰문화연구소 1989
2 구법 정운 2007
3 자타카의 노래 김장열 2007
4 부처님 생애 김정빈 글, 최병용 그림 2007
5 만화 백유경 김장열 2006
6 마음을 밝혀주는 60가지 이야기 방경일 글, 김장열 그림 2003
7 선사들의 삶과 깨달음 방경일 글, 김장열 그림 2005
8 하수와 고수 강병호 2007
9 도를 찾아 떠난 고양이 앙리 브뤼넬 지음, 임희근 옮김 2006
10 배낭 속의 부처 프랜츠맷캐프 지음, 진우기 옮김 2006
11 행복해지는 연습 쵸감 트룽파 지음, 진우기 옮김 2007
12 실험처럼 살아라 페마 최된 지음, 진우기 옮김 2003
13 환희 정운 2007
14 떠남 정운 2007
15 아함경으로 배우는 불교 반영규 1998
16 신묘장구대다라니 강해 임동근 역저 2002
17 뜻으로 읽는 금강경 송찬우 역저 1998
18 참회정진 도법 엮음 1998
19 불사 및 기도 안내문 모음집 편집부 2000
20 세상에서 제일 귀한 보물 이경애 엮음 1999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2-19 오후 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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