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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대책 허술...화재 무방비
해인사등 4곳 제외 대다수 사찰 소화시설만 겨우 갖춰
2월 10일 발생한 화재로 국보 1호 숭례문이 소실됐다. 온 국민의 안타까움 속에 처참하게 타버린 국보 1호(왼쪽 사진)과 2월 14일 소방방재훈련 중인 김제 금산사(오른쪽 사진)

국보 1호 숭례문이 2월 10일 오후 8시 50분 발생된 화재로 5시간여만에 전소됐다. 1394년(조선 태조 5년)부터 1398년까지 꼬박 5년이 걸려 지어진 숭례문. 모진 풍상에도 꿋꿋이 수도 서울의 정문으로 600여년을 살았다.

숭례문 화재로 “목조건축물 관리 이제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국보ㆍ보물을 비롯 목조건축물 지정문화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찰건축물도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전체 국보 407개중 목조건축물은 23개. 이중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무위사 극락전, 법주사 팔상전 등 절반이 넘는 14개가 사찰목조건축물이다. 보물은 전체 1401개 중 목조건축물은 120개로 이중 사찰목조건축물은 64개다. 시도유형문화재는 전체 2105개 중 목조건축물 641개, 사찰목조건축물은 149개다.

1984년 화순 쌍봉사, 1986년 김제 금산사, 2005년 양양 낙산사, 2008년 고창 문수사 등 사찰에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았다. 2005년 양양 낙산사 산불피해는 국가적으로 사찰 목조건축물 방재 시스템 점검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해인사, 봉정사 등 4개 사찰에서 시범사업만이 진행 중이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일부 사찰은 사찰측ㆍ종단ㆍ지자체의 ‘특별한 관심’으로 화재예방 및 방재시설 등을 잘 갖추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찰은 형식적인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인사 대비로전의 경우 화재 발생시 자동감지시스템에 의해 국내 최고(最古) 목조불인 비로자나불이 지하 6m 안전공간으로 하강해 위험요소로부터 자동격리 되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해인사와 함께 사찰 방재대책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무위사, 봉정사, 낙산사에는 권역별로 소화전이 설치되고 방화수림이 조성되는 등 방재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다수 사찰은 CCTV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소화기, 소화전 등 기본적인 소화설비만으로 형식적인 방재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경기도 A사찰처럼 소화기가 있어도 작동이 안되거나, 충북 B사찰처럼 법당 면적에 비해 소화기 대수와 용량이 부족한 곳도 있었다. 포항의 C사찰은 소화전이 있어도 위치가 부적합했고, 호스가 체결이 안돼 화재시 무방비에 가까웠다. 이같은 현실은 사찰목조건축물에 대한 방재대책 마련이 예산 타령만 할 때가 아님을 대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에게 대책을 묻자 숭례문 처마로 솟던 불길처럼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소방개념전환부터 정밀실사, 법령정비, 화재예방, 화재감지, 예산확보, 매뉴얼 마련 등.

2년 전 숭례문 개방에 반대하며 전망대 설치를 제안했던 김동현 위원(문화재위원회, 前 동국대 교수)은 “일반인들 출입이 잦은 사찰 목조건축물은 숭례문과 달리 접근을 차단해 보존할 수 없다. 일본 고야산이나 중국 자금성처럼 오직 화재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방재 대책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2-18 오후 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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