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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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재와 우란분재에는 어떤 음식이 쓰일까?
국립문화재연구소, <불교의례와 음식> 출간
종교의례는 어느 것 하나 종교적인 혹은 주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 것이 없다. 불교의례에는 작게는 기복이, 크게는 광도중생의 의미가 담겨 있다. 범패와 염불이 주를 이루는 불교의례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양물이다. 재 올릴 때마다 불단과 영단에 가득한 음식들을 보며 어느 재에 무슨 음식이 쓰이는지, 의례마다 음식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 음식들은 어떻게 만들고 어디에 놓을까? 하는 궁금증은 누구나 가져봤을 법하다.

그동안 불교의례 관련 책자를 꾸준히 발간해 학계에 풍부한 학술연구 정보를 제공했던 국립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발간한 <불교의례와 음식>은 이런 고민에 대한 보고서다.

연구소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 봉원사와 진관사, 공주 갑사 등 전통사찰을 방문해 내용을 기록하고 사진자료를 남겼다. 자료조사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팀과 함께 박상국 원장(한국문화유산연구원)과 김상보 교수(대전보건대), 심효섭 실장(가천박물관 학예실) 등 전문가가 동참했다. “이제까지의 연구소 발간 자료가 이론에 치중돼 있었다면 이번 자료는 현장 중심의 기록”이라고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불교의례 중 대표적인 천도재와 우란분재를 소재로 서술된 보고서는 <불교의례와 음식>이라는 제목처럼 크게 의례와 음식 부분으로 나뉜다. 천도재는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유교 제례의 음식이 가짓수나 상차림 배선 등 형식에 엄격함과 달리 불공(佛供)은 수미산을 형상화할 목적으로 단을 보다 화려하고 장엄하게 꾸미는데 치중한다. 불단에는 꽃, 과일, 쌀, 차, 향 등 다섯가지 공양물로 제한된다. 또 장엄한 기교가 담긴 고임음식을 통해 공양물의 높이를 달리해 상위와 하위의 우열을 나눈다.

우란분재는 음력 7월 보름에 부처님께 공양해 조상의 혼령이 사후세계에서 구원받기를 기원한다. 우란분재의 음식은 부처님이 목련에게 말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는 시방 불보살의 힘을 빌려야 한다. 7월 15일이 되면 다양한 맛으로 구성된 5종의 과(果)를 준비해 이것을 분에 담아 시방 대덕에게 공양하라”는 내용에서 유래됐다. 때문에 우란분재에 사용되는 음식은 대웅전, 대적전, 팔상전, 지장전, 등 제불보살의 힘을 빌기 위해 5종의 과일을 올린다. 조상을 위해서는 세속적인 음식인 각종 나물과 전ㆍ탕이 추가된다.

의례는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며 (모시는) 대상을 불러온 뒤 음식을 제공한 다음 보내 드리는 순으로 진행된다. 혼을 모실 때 ‘연(輦, 가마와 비슷한 도구)’을 이용하기도 했고, 초대받지 못한 혼을 위해 별도의 제물상을 차리는 것도 불교의례의 특징이다.

제물은 예전에 직접 경작된 것으로 올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보통 구입해서 쓴다. 올려지는 음식은 나물, 채소, 두부 등으로 만들어진 각종 무침과 전이 주류다. 사찰별 특징이라면 봉원사 영산재는 절편에 ‘암(唵)’자를 박아 ‘옴자떡’을 올린다.

책은 제물 외에도 스님들의 일상식과 그에 관한 조리법 등을 다뤘다. 두부전중, 다시마튀각과 깻송아리 부각, 강판(콩나물과 다시마 부신 것)을 얹은 밥 등 소위 웰빙식으로 손색이 없는 먹거리가 담겨, 불교의례에 관한 정보와 더불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찰음식에 대한 정보와 재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연구소는 이번 발간된 책자의 원문을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www.nrich.go.kr)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2-15 오후 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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