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는 7월이면 국가 자격으로 뽑은 요양보호사가 각 시설에서 노인들의 손발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보건복지부가 노인돌봄의 사회화를 선언하며 만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올 7월 시행된다. 이에 따라 노인복지시설에서 일할 요양보호사들의 양성 교육도 2월 4일부터 전국 기관에서 본격 시작돼 전문복지인력 양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보건복지부는 1월 28일 ‘노인복지법 시행령 및 시생규칙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요양보호사 교육과정 및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시설기준 등에 관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각 기관 요양보호사 양성기관 등록을 통해 보건복지부에서 예상 인력 수요로 파악하고 있는 7만여 명의 요양보호사들이 배출될 전망이다.

요양보호사란 보건복지부 노인복지법 제29조 2항에 따르면 ‘노인복지시설에서 노인 등의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시설 등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식사ㆍ이동ㆍ배변ㆍ개인위생 지원 등의 손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요양보호사라 보면 된다.

요양보호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국가자격이라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보건복지부에서 케어복지사ㆍ노인복지사 등 사설 자격증을 취득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을 통합, 요양보호사로 흡수하는 쪽으로 정책의 가닥을 잡았다는 점이다. 사설자격증으로 사회복지시설에 취업한 종사자들은 국가가 인증하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하나는 요양보호사 교육ㆍ양성을 통한 4~50대 여성의 취업 활로 개척이라는 부분이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는 가사 노동에만 매달리고 있는 잠재 인력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제도를 시행하면 사회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사설 기관이 아닌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복지기관이라는 것도 이들 중장년층 여성들에게는 마음을 끄는 부분이다.

불교계가 요양보호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이다. 정책이 있을 때 뒤늦은 대응으로 비판받았던 불교사회복지계가 발 빠르게 움직여 요양보호사 교육시설을 등록하고 많은 요양보호사들을 양성함으로써 불교사회복지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당한 숫자의 불자들이 중장년층 여성들임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높은 부분이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양성과정에 참가한 단체 수는 72개(1월 29일 현재)다. 신고는 16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받고 있다. 취재결과 양성교육기관 중 상당수는 전문대학 또는 대학의 평생교육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불교계에서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과 서울 수효사(주지 무구)가 등록을 했으나 아직 교육기관으로 확정을 받지는 못했다. 진각사회복지재단(사무처장 장용철)에서도 요양보호사 자격증 교육기관 등록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교육기관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수효사다. 수효사 무구 스님은 “제도 도입 초기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양보호사 필요 인력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요양보호사는 불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사회적으로 어르신을 공양하는데도 유용한 일이므로 불자적 소양을 가지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실리적으로도, 교리적으로도 좋을 것”이라 강조했다. 무구 스님은 현재 수효복지대학 공간을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이 가능한 강의실로 쓰면서 불자 요양보호사 양성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다.

요양보호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우선 지역사회에 교육기관이 있는지 확인하고 문을 두드려 보자. 자격증을 얻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요양보호사를 현행 사회복지사처럼 1급과 2급으로 구분, 양성한다. 1급 요양보호사 양성과정 교육시간은 240시간(현장실습 80시간 포함), 2급은 120시간(현장실습 40시간 포함)으로 설정해 요양보호서비스 관련 이론 강의, 실기연습 및 현장실습을 받도록 한다. 요양보호개론ㆍ요양보호 기초지식ㆍ요양기술과 서비스 지원 등을 배우는 요양보호각론 등 대부분 요양전문과목들을 수강해야 한다.

기존 자격증 소지자의 경우, 요양보호사 자격증 얻기가 훨씬 수월하다. 사회복지사ㆍ간호조무사ㆍ물리치료사ㆍ작업치료사는 50시간(현장실습 8시간 포함), 간호사는 40시간(현장실습 8시간 포함)만 교육을 이수하면 된다.

요양보호사 제도 운영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눈길도 보내고 있다. 한 복지관계자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에 별다른 시험이 없어 사회복지시설 취업을 목적으로 쉽게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생각된다”는 견해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노인요양팀 관계자는 “아직은 요양보호시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1급을 취득하려면 전문교구를 사용한 강의와 실습으로 이뤄진 240시간 교육을 마쳐야 하는데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며 요양보호사는 매우 실질적인 업무를 하는 직종이므로 실제 자격증 발급률에 비해 취업률이 훨씬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설립을 하려면
신청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므로 계속 할 수 있다. 다만 반드시 지역 요양보호사 수요와 시설 수를 조사해 연계 기관을 설정할 수 있어야 교육 필증이 발부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국가자격 제도라고 무조건 따려는 욕심만 앞서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무엇보다 사명감이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사회복지시설에 무조건 취업이 될 것이라는 환상도 버리자.

* 주의점
아직 실시되지도 않은 요양보호사 제도지만 벌써 ‘요양보호사 협회’라는 이름을 건 사설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정부 기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궁금한 점은 반드시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