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8.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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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진신치아사리가 돌아오기까지
<문화재청 사람들의 문화유산 이야기> 출간
문화재청 사람들이 문화재 관련 업무를 보면서 겪은 일들을 모아 <문화재청 사람들의 문화유산 이야기>를 출간해 화제다. 술집 간판, 차도의 비둘기, 드라마 등 세상 모든 것이 문화재로 보인다는 이들이 쓴 문화유산 이야기다. 2007년 7월까지 쓰여진 500여편 글 가운데 26편이 실린 책에는 불교문화재와 관련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이중 강신태 반장(문화재청 문화재안전과)의 건봉사 진신사리 도굴 사건을 다룬 ‘석가모니 진신치아사리의 귀환’과 박상국 위원(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의 대각국사 의천의 교장에 관한 ‘100년 동안 잃어버린 이름을 다시 찾다’는 불교문화재 보호와 연구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실화라 흥미롭다.

우선 강신태 반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986년 봄, 금강산 건봉사에 안치된 석가모니불 진신치아사리가 도굴ㆍ절취된 사건이다. 당시 세간을 뒤흔들었던 사건은 드라마틱하게 종결됐다. 사건 제보는 조계종 총무원에 근무하는 종무원의 꿈이었다. 부처님이 도굴 사실을 알려줬다. 꿈이 너무 생생해 다음 날 건봉사를 찾은 종무원은 사리탑이 실제 훼손된 것을 발견하고 문화재청에 신고했다.

문화재관리국 사범단속반(문화재안전과 전신, 이후 단속반)은 바로 내사에 착수했다. 한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오길 “서울시 모호텔 프런트에 가서 신흥사 해법스님이 맡겨둔 약봉지를 달라고 하면 사리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단속반은 바로 호텔에서 사리함을 찾았다. 하지만 사리 수가 이상했다. 문헌 기록에는 12과였는데 8과만이 들어있었다. 사리함속의 빈 공간도 사리 4과가 더 있을 것처럼 보였다. 강씨는 “당시 사리가 나머지 4과를 찾아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단속반은 다시 수사에 착수했고 당시 청와대까지 보고됐던 사건은 관련자 모두 검거로 종결됐다.

강 반장은 “5개조 수사대가 검은 세단에 나눠타고 새벽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회고하면서 “범인은 모두 검거했지만 나머지 사리 4과는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강 반장이 도난된 불교문화재를 찾은 것은 수천 건이 넘는다. 1999년에는 공을 인정받아 고산 스님에게 감사패를 받았고, 이후 정대 스님, 법장 스님까지 조계종 총무원장 3대로 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강 반장은 사라진 사리 4과를 찾겠다는 원을 실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학자에 의해 100년 동안 ‘속장’(續藏 속장경, 속대장경)으로 불렸던 대각국사 의천의 대장경 연구서를 연구하다 ‘교장’(敎藏) 명칭을 되찾아 교과서 등을 수정하는 성과를 이룬 박상국 위원의 경험담도 신선하게 읽혀진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2-01 오후 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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