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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증후군 이해와 배려로 극복해요~

무자년 설이다. 그리운 사람을 만날 기쁨에 한껏 부풀어야 할 때지만 벌써부터 명절증후군에 시달릴 생각에 한숨부터 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명절을 두고 ‘10분 만나서 반갑고, 30시간 TV 보고, 온 종일 먹고 치우는 것을 반복한다’는 우스개도 있다. 가장 몸고생, 맘고생이 심한 것은 물론 주부들이지만 남편도, 아이도, 노부모도 이래저래 힘들기는 마찬가지라 한다. 누구나 즐겁고 행복해야할 명절, 마냥 즐거울 수 없는지, 명절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명절증후군 해소법을 알아본다.

여자라 서러워요
수원 사는 주부 최상은(가명ㆍ36세)씨는 명절 보름 전부터 신경이 예민하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하며 이유 없이 밤잠도 설치기 일쑤다. 사소한 일로도 남편과 아이에게 짜증을 냈다. 최씨의 이런 증상은 지난 추석도 그랬고 작년 이맘때도 그랬다. 이유가 뭘까?

최씨는 몸이 힘든 것은 둘째고 식구들이 야속했다. 10시간 넘게 걸려 남해 시댁을 찾고 나면 남편은 운전하느라 힘들다고 방바닥을 뒹군다. 밖에서 뛰놀다 온 애들 건사는 매일 하는 것이지만 종일 상차림에 바쁜데도 엄마만 찾으니 몰라도 너무 몰라준다 싶다. 당장 일은 해야겠기에 꾹 참는 최씨. 하지만 명절이 지나도 한동안 야속하고 서러운 생각에 감정이 북받치기 일쑤다. 또 매년 같은 때가 되면 지난 악몽이 떠올라 괴롭다.

최씨처럼 명절증후군을 앓는 주부들을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영호 센터장(중랑구 건강가정지원센터)는 “가족은 하나다. 명절증후군 해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리 준비된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역할분담을 통해 같이 쉬고 같이 즐긴다면 건전한 가정문화가 형성될 것”이라며 가사 분담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바람직한 가사분담에 대해 김효주 회장(여성불자연합회)은 “첫째 아들집은 전과 나물, 둘째 아들집은 과일을 준비하는 것으로 집안이 몫을 나눈다. 각 집안 식구들은 아내가 요리를 하면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장보기는 함께 하는 식으로 나누면 좋다”고 말한다.

남자도 힘들어요
기업체 차장인 이주현(가명ㆍ42세)씨도 명절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뻔한 월급에 여기저기 선물 챙기고 인사다니는 것도 싫지만 포항까지 장시간 운전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신경 쓰인다. 하지만 정말 짜증스러운 것은 아내 때문이다. 명절만 되면 이유 없이 아프다는 아내, 본가에 다녀올 때까지 노골적으로 얼굴 찌푸리는 아내의 모습은 아무리 참고 넘겨도 한두번은 부부싸움을 피할 수 없다. 그래도 이씨가 고향을 찾는 것은 노부모 때문이다.

김묘주 회장은 “아내에 대해 이해하고 내 집안일이라 생각하고 함께 나누면 해결될 문제”라고 조언한다. “요리는 힘들어도 설거지와 장보기는 함께 해줘야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주장이다. “많이 힘들지?”라고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내의 피로를 풀 감로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내 몸이 피로하다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자. 명절이라고 생활의 리듬을 깨면 당장은 물론 휴가 후에도 적응하기 힘들다. 장시간 운전 때 1~2시간마다 쉬고 스트레칭으로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인은 울적해요
해남 사는 75세 박씨 할아버지는 명절이면 걱정이 앞선다. 평소 연락 없던 아들, 딸을 만나는 것은 반갑지만 벌써부터 마음 한켠은 허전하다. 손님처럼 다녀가는 자식들을 보내고 나면 한동안 공허함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지난 추석에도 할아버지는 자식들이 떠난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 짓기도 했다. 한동안 식욕도 없었고 이유 없이 몸살을 앓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무구 스님(사회복지법인 수효사 효림원 이사장)은 “자식들이 찾지 않는 어르신들은 충격이 크다. 자식을 만난 분들도 명절 후 많이 불안해한다. 결국 자식들이 자주 찾아뵙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tip-명상으로 푸는 명절증후군
인경 스님(명상심리학회)은 명절증후군을 이기는 방법으로 염ㆍ지ㆍ관 명상 수행법을 말한다. “명절 일거리를 의무로 여기는데서 스트레스가 생긴다. 명상으로 삼으면 일이 즐거울 것”이라는 스님은 명절 일거리를 가족이 분담하기로 정한 뒤 일을 할 때는 묵언할 것을 주문했다. 스님은 “일이 끝난 뒤 명상을 하며 느낀 점 등을 가족이 함께 이야기하면 가정 구성원간 화목도 돈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저를 상에 놓는 것을 예로 들면, 수저를 놔야겠다는 자기 일을 알아차린다. 수저에 집중한다. 그리고 수저를 집어 상에 놓는 순간을 지켜보는 방법이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2-01 오후 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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