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체벌 어린이집’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문제는 1월 28일 한 인터넷 언론매체가 외국인 여성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5세 여아의 알몸체벌 사진을 게재, 기사화하면서 시작됐다.
기자는 사건이 알려진 당일 서울 이태원동의 해당 어린이집을 찾았다. 이 어린이집은 용산구청에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위탁한 시설이다. 기자가 찾아가자 원장은 “불자들에게 송구스럽고 낯을 들 수 없다”고 거듭 사과하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취재 결과, 이 어린이집이 이전부터 문제가 있는 시설은 아니었다. 이 동네 통장 김모씨는 “원장 내외가 아이들에게 정성을 많이 쏟았고 고생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선을 넘은 체벌은 비난 받아 마땅하고 이에 대한 책임은 해당 보육교사와 원장, 운영법인 모두에게 있다.
1월 31일 현재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해당 보육교사의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위탁운영권을 용산구청에 반환한 상태다.
이 사건에서 기자는 두 가지 문제를 보았다. 하나는 앞으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해야 할 일이다. 재단은 수탁기관이 110여 곳에 달하는 불교사회복지의 ‘대표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관리감독 기능이 없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재단에서도 앞으로 시설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다짐하며 전담직원을 두고 산하시설 종자사 소양교육을 강화하는 계획도 세웠다고 밝혔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반드시 시행돼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언론의 ‘마녀사냥’이다. 인터넷 매체에서 사건이 알려진 당일 오후 해당 어린이집에 방송ㆍ신문 등 주요 언론사가 모두 들이닥쳤다. 어린이집의 다른 교사들은 거의 패닉상태였다. 모니터링 결과 취재 내용은 인터넷 매체에서 올린 기사내용과 대동소이했다. 같은 사건을 같은 시각에서 재탕하다 보니 국민들에게는 부정적 시각만 계속 덧칠될 뿐이었다.
해당 어린이집이 잘못한 사실은 확실하다. 그러나 단편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사회복지는 언제나 계란 위에서 걷듯, 조심스러워야 한다. 조금만 잘못 관리하면 이와 같은 문제가 언제든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뜻을 가졌다 해도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오류가 생기면 모든 것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결국 시설은 잠정 폐쇄 결정이 났다. 문제를 일으킨 어린이집이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를 통해 문제 시설이 걸러졌다고 좋아할 수만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언론의 ‘외눈’ 보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