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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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실재가 온전하려면 종가입공(從假入空) 필요해
김성구 명예교수, ‘천태사상과 현대과학’ 특강
천태사상과 현대과학 특강 강의중인 김성구 이화여대 명예교수

“불교는 과학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유일한 종교다” 인간의 근원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종교가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과학적 실재를 통해 불교교리를 설명한 특강이 있어 눈길을 끈다. 1월 19일 동국대에서 열린 법화학천태학연구회 학술발표회에서 김성구 명예교수(이화여대)는 ‘천태사상과 현대과학’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교수는 천태의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는 뜻의 “이 마음이 곧 공이며 가이며 중이다”(此心 卽空卽假卽中)라는 말과 신경과학과 물리학을 연계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대물리학이 불교의 유식이나 천태의 원융삼제(圓融三諦)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 유사함의 예로 불확정성 원리를 들어 공을 설명했다. 불확정성 원리란 입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은 없음도 아니고 허무도 아닌데 ‘없음’이라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양자역학에서는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인식한 순간 ‘없음에서 벗어나려는 작용’이 생긴다.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란 있을 수 없고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진공에서는 입자 생성과 소멸이 끝없이 일어난다.

원융삼제는 공ㆍ가ㆍ중이 각각 공가중을 포함해 서로 원융한다는 천태사상이다. 원융삼제에서 보면 만물은 전부 삼제원융의 이치를 구족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일체법이 모두 종가입종관, 종공출가관, 중도관, 일심삼관의 삼제원융 진리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실재에 관한 천태적 명제는 보통 사람의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 헛것이라는 공제(空)에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물질을 실재로 보고 마음과 정신활동을 두뇌의 산물이라 보는 신경과학은 가제(假)에 머물러 있다고 정리했다. 신경과학적 실재가 완전한 진리가 되기 위해서는 종가입공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사람이 괴로운 것은 ‘나’(我)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 집착을 놓으면 사람은 한없이 자유롭게 된다”는 김 교수는 “공한 이치를 알면 괴로움을 여의게 된다. 불교교리의 과학적 이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한) 사물의 이치를 바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화학천태학연구회는 2003년 이영자 명예교수(동국대)를 주축으로 시작된 법화학림이 모태다. 이 교수의 제자인 지창규 교수(동국대)에 의해 2007년 법학학림연구소로 확대ㆍ개편되면서 올해 출범했다. 지 교수는 “법화와 천태를 주제로 1년 4차례 학술연찬회를 열겠다. 곧 정식학회로 출범시킬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말했다.

tip-신경과학계에서는…
▲자아: 신경과학에서 자아는 신경과 신경의 연결인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으로 설명된다. 즉 심리상태는 두뇌상태와 동일하다고 본다. 때문에 신경과학자들이나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기계도 사람처럼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생명: 가상세계로 대변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직접적인 관찰과 실험을 대신한다. 가상의 자연계에 디지털 생명체를 만들어 둘 수도 있다. 이런 인공생명들은 기존의 생명현상을 구현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사후세계: 사후에 의식체가 존재하느냐는 종교의 주된 관심사다. 컴퓨터 상에 생명체로 존재하는 인공생명은 물질로 된 몸이 흩어져도 의식은 다른 방식으로 남아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불교의 무아설과 흡사하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8-02-01 오전 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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