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되신 날, 지난 14일 성도절 전야에 전국의 사찰에서는 승가와 재가 구분 없이 철야 용맹정진을 했다. 동안거 결재중인 선방문을 열고 재가불자와 함께 정진을 한 사찰도 있다. 성도절 전야의 철야용맹정진은 수행과 교화를 본분으로 하는 불교의 힘이다. 부처님 되신 날을 기려 ‘우리도 부처님 같이’ 정진하는 불제자가 되겠다는 다짐의 의미와 하루속히 성불을 하기 위해 수행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발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자들은 성도절 전야의 철야용맹정진을 한 번의 경험으로 묻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수행과 생활은 둘이 아니다. 살아 있는 매순간이 희노애락의 범주 속에 있다면 연기(緣起)하는 모든 관계를 초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이 바로 수행이다. 고통이든 즐거움이든 그에 대한 집착을 떠나는 것이 수행이다.
지난해 연말 10년 동안의 300만 배 염불절 수행을 회향한 박종린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은 도반들에게 “수행은 억지로라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우러날 때 한다는 생각으로는 평생 수행을 할 수 없습니다.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강제로라도 수행을 하는 동안 몸과 마음에 수행이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부터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라고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성도절 전야의 철야 용맹정진은 성도절을 기리는 행사가 아니라 스스로 수행을 다지고 발심의 끈을 조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를 통해 생활 현장에서 매 순간이 수행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닦고 또 닦아야 하는 것이다. 수행을 하여 자신의 삶이 맑고 향기롭게 변할 때 주변 사람에게 행복의 향기를 나누 줄 수 있음을 명심하고 매순간 수행하는 불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