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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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상담은 어떤 것인가요?
불교상담에 대하여
불교상담은 내담자의 마음 살피기에 중심이 있다. 현대불교자료사진

# 이선영(30ㆍ서울 이태원2동)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민을 안고 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씨의 고민은 거의 가족으로부터 생긴 것이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건강이 안 좋은 어머니, 착하기만 하고 독립심 없는 언니…. 하루가 다르게 가족 중 누군가 사고를 치며 괴롭혔지만, 정작 이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심적 부담감에 대해서는 가족 누구도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씨는 가끔 생을 마감하고 싶은 극단적인 마음을 먹기도 했다.

“죽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창피해서 못하겠더라고요.”

이씨는 평소 다니던 사찰 도반의 추천으로 ‘자비의 전화’에 우선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기로 했다. 자비의 전화에서는 이씨에게 마음의 부담감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요즘 이씨는 상담으로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느끼는 중이다. 그러면서 자신도 상담개발원 프로그램을 이수해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고 싶어 한다. 예전의 자신처럼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상담’을 통해 돕고 싶기 때문이다.

□ 불교 상담이 뭔가요?
이씨의 경우처럼 상담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 답답함을 해소 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특히 부처님의 대기설법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는 불교상담은 동사섭(同事攝)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어 기존 상담의 주체-객체 이원화 한계를 극복할 모델로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 조계종 포교원과 상담개발원에서 <포교를 위한 지침서 불교상담 이렇게 합시다>라는 책자를 펴냈다. 이에 따르면 불교상담은 일반 상담의 목표인 ‘내담자의 생활 과정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ㆍ행동ㆍ감정 측면의 인간적 성장을 위한 것(이장호)’이라는 것을 포함하되 ‘함께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불교가 깨달음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종교기 때문이다.

불교상담에서는 일반적인 상담기법에 간화선 위빠사나 염불 주력 절 등의 수행법을 두루 활용하고 있다. 불교 경전 역시 중요한 불교상담 자료다. 이런 불교수행법과 경전을 사용함으로써 삶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지침을 제공하고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길러주게 된다.

현재 불교상담을 하고 있는 단체는 1990년 개설돼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불교상담개발원을 위시해 각 사찰 상담실까지 10곳 정도다. 가장 많은 상담원을 두고 있는 곳은 불교상담개발원으로 약 600여명의 상담봉사자가 배출됐고 월 평균 봉사자 수는 70여명이다.

불교상담개발원 권경희 사무총장은 “불교상담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것이 첫째로 중요하다”면서 “불교공부를 오래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은 보지 않고 훈계만 늘어놓고 내담자의 상황에 맞지 않는 수행법 등을 제시해 주면 상담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 불교상담 교육을 받으려면
불교상담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불교상담 관련 대학 강의를 들어야 한다. 일반 4년제 대학 상담관련 학위 소지자는 학위는 인정받을 수 있으나 불교대학 등을 통해 불교 기초 소양을 갖춰야 한다.

교육기관에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문화대학원(054-770-2114),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02-890-2800), 동방불교대학원대학교(02-745-2141), 대원불교대학교(02-707-1072), 부산 불교상담아카데미(051-633-5633), 광주불교문화대학(062-228-9098) 등이 있다.

불교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불자라면 불교상담개발원에서 운영하는 불교상담대학(02-737-8803)을 주목하자. 3월 12일 2008년 강의를 시작한다. 2년 4학기제로 운영되는 불교상담대학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6시 30분에 수업이 있다. 각 학기별로 발달심리학, 이상심리학 등 심리학의 여러 이론을 공부하고 집단심리상담, 상담 실습, 심리검사 등의 실습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자비의 전화를 통한 실질적인 상담 실습과 봉사활동도 함께 할 수 있다.

□ 불교 상담을 받고 싶다면
상담 자체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보안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신원공개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상담시 기본으로 지켜지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상담은 연령, 성별 등에 구애 받지 않으므로 편하게 생각하도록 하자.

우선 불교상담개발원에서는 4가지 전문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일반 고민상담 전화인 ‘자비의 전화(02-737-1114)’와 성(性)고민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버 성상담 ‘아하 섹스(www.ahsex.org)’, 컴퓨터가 더 편한 사람들을 위한 ‘사이버상담 자비 24(www.jabi24.org)’, 직접 심리상담실을 내방하는 전문상담이 있다. 또 지방에서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구 자비의 전화(1588-5408)와 제주(064-713-7372)ㆍ청주(043-266-2222)ㆍ천안(041-575-2500) 자비의 전화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 불광사 바라밀상담실(02-422-6065)도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다. 종단이나 사찰에 소속돼 있지 않은 상담기관으로는 명상상담연구원(02-2236-5306)이 있으며 여기서는 마음바꾸기 명상치료, 고집멸도 명상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수련회식 프로그램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동사섭 수련회’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행복마을(055-962-1070)을 권할 만하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8-01-21 오전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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