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지관ㆍ조계종 총무원장, 이하 종단협)는 1월 16일 오후 2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한국불교지도자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했다. 지관 스님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헌화로 시작된 이날 법회는 조계사 주지 원학 스님의 개회선언에 이어 종단협 사무총장 홍파 스님의 축원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지관 스님은 신년 법어를 통해 “송년의 해와 신년의 해가 다른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분명 다르기 때문”이라며 “하늘에 해와 달이 없으면 하늘이라 할 것이 없듯이 신년에 새로운 다짐이 없다면 신년이라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관 스님은 “지나온 길에 대한 집착보다는 앞으로 가야할 길을 더욱 살펴야하며 오늘 하지 못한 일은 내일도 할 수 없다는 각오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단협 부회장 자승 스님(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은 “대립과 갈등은 화해와 협력으로, 분노와 증오는 대자대비로 바뀌어서 우리 사회가 관대하고 온화한 사회로 변화되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며 “우리 모두 아집을 버리고 이웃을 배려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진민주시민이 되자”고 기원했다.

각 종단 총무원장스님의 신년 인사도 이어졌다.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은 “신년 새해에는 우리 불자들이 내면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용기와 열정으로 한 단계 더 높게 행동하여 국민모두가 행복한 나라, 부강한 나라가 되도록 미래를 가꾸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도 “남을 위한 배려가 곧 내가 잘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나와 남이 어우러져 ‘우리’가 되는 것이며, 마음이 모아진 우리가 함께 치켜든 희망의 등불만이 민족의 미래를 환히 밝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도 인사말을 통해 “대선후보시절 대덕 큰 스님들의 불교적 가르침과 조언이 큰 힘이 됐다”며 “후보시절 공약한 대로 전통문화 계승 발전과 세계화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이 당선자는 “서산 대사는 눈덮인 벌판을 함부로 걸어가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는 오늘 우리가 걷는 발걸음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하며 이 말을 되새겨 5년 동안 후손들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합창단의 ‘우리도 부처님 같이’ 축가와 사홍서원을 끝으로 1부 행사는 끝났고, 오후 3시 부터는 조계종 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로 자리를 옮겨 ‘다과회’를 진행됐다.


한편 이날 법회장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는 불교환경연대 10여명이 ‘이명박 운하 국민검증위 구성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