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낮추어 바닥에 엎드리는 행위인 절은 불교의 오랜 수행법으로 절을 통해 부질없는 집착을 하나하나 비워 나간다. 이러한 절이 마음을 낮추는 인격 수양과 함께 건강 증진을 위한 운동법으로도 현대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는 현대인에게 절은 마음의 평화와 질병을 고쳐주는 웰빙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1월 15일 오후 10시부터 45분간 방송될 ‘KBS 생로병사의 비밀-뇌를 깨우는 108배’에서는 절이 종교를 넘어 현대사회에서 운동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와 실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본다.
프로그램은 108배를 통해 질병을 치유한 사례를 소개하고 양의학에서 과학적인 실험을 진행한다. 절을 통한 생체적 변화와 다른 운동과의 운동효과 비교 등 절 운동의 특징과 효과, 인간의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새롭게 분석한다.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절의 운동적, 질병 치유적 효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한다.
#(사례1)뇌출혈 환자 서희한
1997년, 당시 서울대 토목과 2학년이었던 서희한(34)씨. 누구보다 건강했던 그는 자원봉사를 위해 갔던 산에서 추락해 사고를 당한다. 뇌출혈로 인해 혼수상태였던 그는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절망적인 상태가 되고 만다. 잃어버린 희망과 절망 속에서 10년을 보냈던 그는 병원에서 몸을 많이 움직이라는 처방에 수영과 물리치료 등 갖은 방법을 다 써봤으나 별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중 법왕정사 주지 청견 스님의 절 수행에 관한 책을 보고 3년 동안 꾸준히 절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됐고 지금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에 당당히 취직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사례2)당뇨환자
성빈센트병원 조재형 교수팀이 당뇨환자들에게 절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해봤다. 우선 6명의 당뇨환자들에게 혈당검사와 무릎 X-ray, 자율신경계검사, 연속혈당측정 등의 사전 검사를 실시한 뒤, 각 환자별로 운동처방 후 4주간 절 운동을 시켰다.
4주 후 다시 같은 검사를 해 본 결과 의료팀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환자 6명 모두 몸에 근육량이 늘어났고, 혈당수치가 낮아 졌으며, 당뇨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유리지방산이 낮아졌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례3)자양사회복지관 나란타대안학교 학생들
서울 자양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나란타대안학교 학생 14명에게 ‘108배 절 수행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우선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동국대 일산병원 신경정신과에서 학생들의 주의력과 집중력 테스트를 시행했다. 사전 검사 결과 대다수 학생들이 주의력과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취재진은 학생들에게 하루 1시간, 규칙적인 절 운동을 5주간 시켜봤다. 물론 주의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규칙적으로 통제해 절 수행을 시키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실험에 성공한 취재진은 역시 5주 후 같은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주의집중력 테스트를 받게 했다. 14명중 6명이 정상으로 나왔고, 그 외 학생들도 수업태도와 주의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취재진은 단순히 절 수행에 참여한 이들의 개선된 신체의 계량 수치에만 그치지 않았다. 전문가들에게 심도 깊게 절 수행의 운동적 기능에 대해 탐문했다.
청견 스님은 “많은 사람들이 절을 하면 무릎 등의 관절에 무리가 온다고 생각하지만 절은 자세만 올바르게 행하면 오히려 관절에 큰 도움을 주는 굴절 운동”이라고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 프로에서는 청견 스님이 올바른 절하기 방법도 제시한다.
고유선 숙명여대 대학원 체육학부 교수는 “서양의 유산소 운동은 운동 후 복식호흡의 효과를 이끌어 내지만, 절 운동은 운동시 복식호흡이 함께 이뤄져 짧은 시간 동안 심신의 안정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절을 행할 때 행해지는 호흡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심신의 안정도 준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절 운동시 뇌파 및 심전도와 적외선 체열측정 등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절의 다양한 운동적 효과에 대해 낱낱이 보여준다.